금통위, 물가와 '전면전' 선포… 기준금리 인상(종합 2보)

2011-03-10 17:36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예상대로였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달 기준금리를 올리며 인플레이션과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금통위는 10일 열린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00%로 종전보다 0.25%포인트 올리기로 의결했다. 기준금리가 3%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 2008년 12월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지난해 7월과 11월, 올 1월과 이달 네 차례에 걸쳐 인상하며 점진적인 금리 정상화 과정을 밟고 있다.

이달 금통위가 금리를 올린 것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차단하려는 목적이 가장 크다.

올 들어 △중동지역 정정불안에 따른 유가 급등 △이상기후에 따른 농림수산품 작황 부진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양적완화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수입·생산자·소비자물가가 연쇄적으로 급등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치를 크게 웃도는 4.5%를 기록하며 2개월 연속 고공행진을 벌였다. 이날 한은이 발표한 생산자물가지수 역시 2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6.6%를 나타내며 올 2·4분기 물가를 우려케 했다.

김중수 총재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상반기 물가가 당초 한은의 예상치인 3.7%를 넘어설 것"이라며 물가불안이 심화되고 있음을 인정했다.

금통위는 또 이날 기준금리 인상과 더불어 총액한도대출 금리를 1.25%에서 1.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통화량 조절에 대한 중앙은행의 강력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한은의 물가통제 노력이 실제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억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의견도 제기한다.

최근의 물가상승이 공급측면에서 비롯돼 통화정책으로 상승압력을 낮추는 데는 한계가 있는 데다, 이달 들어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이 커지며 이미 시장금리가 선반영됐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에서 대거 이탈, 코스피는 전날에 비해 19.89포인트 내린 1981.58에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도 달러화 수요 증가로 6.20원 오른 1121.80원에 마감했다.

국고채(3년물) 금리는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에 힘입어 0.12%포인트 급락한 3.71%를 기록했고,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3.30%에서 3.39%로 0.09%포인트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