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쌓인 '상하이 마타하리' 정체는?

2011-03-08 22:21

(아주경제 정경진 기자) 중국 상하이 주재 한국 외교관들과 잇따라 불륜 파문을 일으킨 30대 중국 여성 덩(33)씨는 상하이 정ㆍ관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지에서는 그가 중국 고위지도층 손녀라는 소문이 돌았지만 출신 배경 등은 한국인 남편조차도 정확히 알지 못할 정도로 베일에 쌓여 있다.
 
 일각에서는 여러 한국 외교관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으면서 국가 정보를 수집한 점을 들어 중국 정보기관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그가 법무부 소속 H 전 상하이 영사에게 접근해 비자를 부정 발급받은 점을 감안할 때 현지 비자 브로커일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정기 전 상하이 총영사는 “상하이 당서기·시장 등 중국 요인들과 면담을 주선했고 한 영사의 이삿짐이 중국 세관에서 문제가 됐을 때도 덩씨의 도움으로 원만히 해결했다”며 “하지만 주소지 정도를 파악한 것이 전부이고 사생활에 대해선 아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덩씨는 최근 불륜 파문을 일으킨 H 전 영사 외에도 K 전 영사나 P 전 영사 등과도 부적절한 관계를 의심할 정황이 드러나면서 전략적으로 한국 공관의 외교관들에 접근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하지만 덩씨에 대한 다양한 추측만 있을 뿐 그의 실체는 친분 관계를 유지했던 외교관들은 물론 10년 가까이 결혼생활을 해온 한국인 남편까지도 확신하지 못했다.
 
 덩씨는 한국 기업의 중국 주재원인 J(37)씨와 2001년 결혼해 7살 난 딸을 낳아 키우며 10년 가량 부부로 지내왔다.
 
 J씨에 따르면 덩씨는 결혼하고서 5~6년간의 평범한 가정주부로 지내다 4~5년 전부터 공무원으로 취직됐다며 바깥으로 돌기 시작했고 한국 외교관들과 잦은 접촉을 했다고 한다.
 
 J씨는 “가끔 다투긴 했어도 가정생활은 그럭저럭 유지됐는데 작년 말부터 부쩍 외박이 잦아지다가 최근 집을 나가버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