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개혁공천 VS 이벤트. 민주, 통큰 결단vs자선사업

2011-03-07 17:33
여야 지도부 재보선 공천 놓고 주류-비주류 격돌

(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여야 지도부가 4.27 재·보궐선거 후보자 선출을 놓고 각각 주류와 비주류 간 파열음을 노출했다. 재·보궐선거가 50여일 앞으로 다가오고 후보자 인선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공천 문제를 둘러싼 날카로운 신경전이 벌어진 것.
 
 7일 한나라당은 정운찬 전 총리, 김태호 전 경남지사, 엄기영 전 MBC 사장 등 최근 거론되는 후보들에 대해 당 지도부 내 이견이 드러났다. 민주당은 전남 순천 ‘무공천’ 문제를 놓고 갈등이 표출됐다.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출마 예상자들의 면면을 보니 당이 무원칙한 공천을 시도하고 있거나 과거로의 회귀공천을 시도하고 있지 않나. 또 정치도의에 반하는 정치공천을 시도하고 있지 않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당이 특정후보를 염두에 둔 사실상 전략공천이 될 것이란 우려의 표시다.
 
 홍 최고위원은 “이번 선거를 당의 명운과 지도부의 사활을 걸고 ‘죽기살기식‘으로 매달리는 것은 옳지 않다”며 “당당한 후보를 내세워 선거에 임하고 일부 재보선에서 패하면 민심을 수용해 내년 총·대선으로 가는 밑거름으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경원 최고위원도 당의 재보선 과정을 놓고 ‘이벤트 형식’이라고 꼬집으며 이를 거들었다. 나 최고위원은 “국민과 당원 의사를 받아들여 상향식으로 이뤄지면 좋을 텐데 이벤트 형식이 과거의 구태다. 또 다시 하향식 밀실에 의한 찍기 공천이 되면 안 된다. 더 이상 소란스러운 재보선이 안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안상수 대표는 “너무 심한 말을 하시는 것은 지금 공천심사위원회를 그야말로 믿지 못하는 말씀”이라며 “공심위에서 국민의 뜻과 개혁공천, 투명한 공천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너무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지도부 간 논란 또한 최고위원회의에서 벌어졌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이날 “지난 주말 광주에 가서 더 큰 승리, 더 큰 희망의 구심을 만들기 위해 아픔을 무릅쓰고 민주당이 희생하고 양보할 것이라고 호남 국민에게 말씀드렸다”며 “당장 눈 앞 승리보다 정권교체라는 진정한 호남의 꿈, 민주정부 수립이라는 5.18 정신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대연합특위 위원장인 이인영 최고위원도 “아주 소중한 승리조차 내려놓는 결단의 시기가 임박했다. 민주당이 큰 길을 가야한다”고 양보를 촉구했다.
 
 이에 대한 박주선 최고위원의 반대 입장 전달이 이어졌다. 박 최고위원은 “승리를 위한 선거협상이 자선사업 방식이 돼선 안 된다”며 “내년 총선과 대선을 위해서도 원칙과 기준에 맞는 연대를 해야 한다”며 무공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연대연합특위 위원인 김영춘 최고위원은 이를 다시 반박했다. 김 최고위원은 “순천은 우리 당 후보의 경쟁력이 워낙 압도적이어서 다른 야권 후보들과의 동일선상의 경쟁이 큰 의미가 없다”며 “민주당이 양보한다면 국민들로부터 통 큰 결단이고 희생으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 전남도당과 전남 지방의원 40여명은 이날 손 대표를 항의 방문, 순천 무공천에 대한 지역우려를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