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석유, 솜방망이 처벌에 가짜 양주처럼 점조직화?
2011-03-06 17:23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가짜 석유’가 성행하는 이유가 ‘가짜 양주’처럼 솜방망이 처벌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가벼운 처벌로 인해 ‘가짜 석유’를 ‘가짜 양주’처럼 불법으로 제조하는 조직이 점조직화 된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윤석용 의원이 4일 경찰청 마약지능수사과로부터 제출받은 ‘석유및대체연료사업법위반 단속현황’에 따르면 2009년 구속168명·불구속3305명, 2010년에는 구속100명·불구속 2479명으로 크게 줄었다.
반면 지식경제부 석유산업과로부터 제출받은 ‘유사석유제품 적발실적’에 따르면 2009년 277업소·562건에서 2010년에는 510업소·1045건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유류값 상승으로 인해 ‘가짜 석유’가 만행, 적발 실적이 급증한데 비해 구속·불구속은 크게 줄어들었다. 형사처벌, 과징금, 행정처분을 받더라도 처벌이 약해 이윤이 크다보니 적발실적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재훈 마약지능수사과 경위는 “유사석유 관련해 처벌 될 경우 통상 100~200만원 정도 벌금형이 대부분”이라며 “구속되는 경우가 있어도 형을 무겁게 살진 않는다”고 말했다.
김 경위는 “하향선을 정해 그 이상으로 벌금을 매겨야 하는데 개정과정 중 진통이 많을 것”이라며 “물론 고유가 시대가 서민들에게 부담이 되지만, 훨씬 더 비난 가능성이 높은 죄들이 하향선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굳이 유사석유에 대해 그렇게까지 하는 것이 타당한가에 대한 논란이 많다”고 지적했다.
한편 A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연구원은 “가짜 석유는 품질상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유통 되면 정부가 세금을 받지 못해 규제하는 것“이라며 “실제로 써 본 사람도 큰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가짜 양주가 불법이지만 높은 세금을 피하기 위해 계속 제조하는 것과 유사한 성격이다. 때문에 가짜 석유와 관련된 논란의 불은 당분간 꺼지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