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중동리스크 비상체제 강화 추진
중동 리스크로 '5% 성장, 3% 물가안정' 목표가 흔들리는 점을 감안해 정부가 비상체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총괄과 무역, 투자, 석유 등 4개 분야 태스크포스(TF)로 중동사태 비상대책반을 운영하고 있으나 사태가 더 악화되면 별도로 비상경제회의체를 꾸리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두바이유 가격을 기준으로 에너지 경보단계를 조정하고 에너지소비를 제한하는 조치에 머물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경제정책 전반에 걸친 비상계획의 가동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27일 "국제유가 수준에 따른 비상대책은 지식경제부 주도로 이뤄지고 있으며 재정부는 유가 외에 금융시장 동향과 물가, 성장률 등을 고려한 종합적인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정부는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130달러가 넘는 상황이 장기화되면 유류세 인하나 서민층 에너지 보조 등 민생 안정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부는 또 지난해 연평도 사태에 따라 관계 부처와 기관이 합동으로 금융시장 동향을 24시간 점검했던 체제도 재가동하기로 했다.
다만 정부는 재정부 장관이 주재하는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위기관리대책회의로 전환했던 2008년 유가 폭등 당시보다는 대외 여건이 나쁘지 않은 만큼 아직은 소관 부처를 중심으로 사태를 점검해 대응하고 있다.
금융위는 금융감독원과 합동으로 운영하는 비상금융통합상황실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입 동향과 외환 부문 건전성 지표, 채권.주식.외환 등 해외시장 지표를 중점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아울러 재정부와 지경부, 농식품부, 조달청 등은 윤증현 재정부 장관이 지난 23일 주재한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비공개 안건으로 석유와 곡물, 광물 등 주요 원자재 비축현황을 점검하고 향후 대책을 마련했다.
이밖에 리비아 사태의 악화로 유가 급등과 원.달러 환율 상승 등 물가상승 압박이 커지면서 정부는 매주 금요일 열리는 물가안정 대책회의를 통해 보완책을 발굴하는 등 정책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이번 주에는 국회 일정과 FTA 박람회 등에 따라 경제정책조정회의가 열리지 않지만 중동 사태가 악화되면 별도로 관계장관 회의를 개최할 수 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