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비축유 방출 등 단계적 수급조치 시행

2011-02-24 16:51
24일 제2차 석유수급 비상점검 회의<br/>전문가들 "리비아 사태로 국제유가 배럴당 120달러 선 오를 것"

(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정부가 리비아 사태 등으로 인한 석유수급차질에 대비해 한국석유공사 비축유 방출 및 민간 비축의무 일수 완화에 단계적으로 착수키로 했다.

또 국내 정유4사들에게 국내 석유제품 수급안정을 위해 정제석유 수출을 가급적 자제해 서민 필수품인 휘발유 가격 상승을 억제하기로 했다.

24일 김정관 지식경제부 에너지자원실장 주재로 과천 정부청사에서 열린 ‘제2차 석유 수급 비상점검회의’에서 정부는 국제 원유가 동향과 중동 석유 수급상황을 점검하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대책을 내놓았다.

정부는 리비아 사태에 따른 석유 및 원유 도입 차질 징후가 발생할 경우 업계의 원유재고와 도입현황을 하루 단위로 점검하는 한편 러시아 등 대체도입선 확보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실제 석유수급 차질이 예상되면 현행 40일인 민간 석유업체들의 비축의무 완화, 석유제품 수출 축소 권고, 비축유 방출 등 단계별 석유수급 조치를 시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축유의 경우 걸프전때인 1990년과 1991년에 494만배럴, 2005년 9월 미국 카트리나 허리케인 피해 사태때 291만배럴이 방출된 바 있다.

지경부는 그러나 당시와는 달리 당장 비축유를 방출할 만큼 긴박한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석유공사를 중심으로 모니터링 체계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국내 비축유는 석유공사가 추가 구입할 180만배럴을 포함하면 8961만배럴 수준이다. 여기에 별도로 3990만배럴의 국제공동비축량을 구축하고 있다.

앞서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로 최중경 지경부 장관과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등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소집해 리비아 사태에 따른 석유수급 동향 및 국내 기업 및 교민보호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중동 사태에 대한 동향 및 전개 과정을 면밀히 분석하고 그 결과에 따라 소관 분야별로 대응전략을 시행해 달라”며 “특히 관련부처에서 유가수준별 국내 경제영향을 면밀히 체크하고 대응책을 철저히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위기대응 단계별 격상조치와 관계없이 에너지 낭비요소가 없도록 조치를 취하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소집된 유관기관 석유수급 비상점검회의에서 전문가들은 주요 석유생산국인 사우디, UAE, 쿠웨이트 등으로 정정불안이 확산될 가능성은 매우 낮아 실제 세계 석유수급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리비아 등 북아프리카와 중동지역의 정세불안으로 30개월만에 최고치를 돌파한 중동산 두바이유 등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은 조금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배럴당 100달러선을 기록하고 있는 두바이유가 최대 120달러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회의는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KEEI) 에너지정책연구본부장, 구자권 석유공사 해외석유동향팀장과 정유4사 원유도입담당 임원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