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읽는 중국경제> 중국 ‘혁신’기업 대표주자 - 화웨이(華爲)

2011-02-24 15:01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세계적인 통신장비 업체인 중국 화웨이(華爲)가 최근 미국기업 쓰리립(3Leaf)을 인수하려던 계획이 좌절됐습니다. 2007년 쓰리컴(3com) 인수를 시도했으나 안보상 이유로 무산된 것을 포함해 노텔네트웍스, 모토로라 무선네트워크 사업부, 투와이어(2wire) 등 무려 5차례의 인수전이 모두 불발됐지요.

화웨이는 그러나 다섯 번 실패에도 쓰러지지 않고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 이번에는 영국 지하철 모바일 네트워크 사업에 다시 한 번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오늘은 바로 중국 혁신기업의 대표주자, 화웨이에 대한 궁금증을 파헤쳐 보겠습니다.

지난 1988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로 ‘짝퉁제조’에서 부터 시작한 화웨이는 단기간에 이동통신 장비 산업에서 에릭슨에 이어 세계 두 번째 회사가 되는 빠른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세계 50대 통신사중 90%(45개사)가 화웨이 장비를 사용중이며, WCDMA 와이브로 LTE 등 분야에서 최강의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매출액이 총 280억 달러(한화 약 32조원)로 24% 늘어나는 눈부신 성장세를 보였지요.

이 같은 화웨이의 경쟁력은 바로 기술 연구개발(R&D) 투자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화웨이는 매출액의 무려 10% 이상을 R&D에 투입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 화웨이는 총 1737건의 기술 특허를 출원해 일본 파나소닉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지요.

베이징, 상하이는 물론 미국·스웨덴·러시아 등지에도 연구소를 설립했으며, 2010년에는 항저우에 총 14억 위안(2400억원)을 투자해 글로벌 R&D 센터를 설립했습니다. 화웨이 직원들은‘매출은 잠깐이지만 R&D는 평생 간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삽니다.

하지만 서방국은 화웨이의 초고속 성장을 우려와 경계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화웨이가 중국 인민해방군 장교 출신이 세운 회사여서 자칫 민감한 기술이 중국군에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화웨이의 첨단 기술기업 인수합병이 매번 실패하는 이유이지요.

그러나 화웨이는 ‘연전연패(連戰連敗·도전마다 실패)’ 속에서도 ‘연패연전(連敗連戰·실패해도 계속 도전)’의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미국의 전직 고위 관료를 영입하고 로비스트까지 동원할 만큼 세련되게 현지화에 나섰을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과 같은 단말기 사업까지 손을 뻗고 있습니다.

얼마 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1’ 전시회에서 화웨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선보여 세계를 깜짝 놀래키기도 했지요.

세계 2위의 경제대국에 등극한 중국은 특허출원 건수에서도 미국, 일본에 이어 3위(27만9298건)를 차지했습니다. 중국이 ‘짝퉁제조국’에서 ‘기술혁신국’으로 탈바꿈하는 것도 화웨이와 같은‘혁신기업’들 때문이지요. '중국굴기'도 바로 이런 혁신기업들의 선전에서 비롯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