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할만 하다고?… 1만3000개 과포화

2011-02-20 13:29
정유사 직영 주유소 수는 감소 추세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해마다 증가하던 전국 주유소 수가 마침내 1만3000개를 넘어섰다.

20일 한국주유소협회가 집계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0년 12월 말 현재 전국에 영업 중인 주유소 수는 1만3003개로 나타났다.

이는 그 전달 1만2970개에 비해서도 한달 사이 33개가 늘어난 수치이며, 2009년 12월 말(1만2862개)에 비해서는 무려 141개가 늘어난 것이다.

주유소 수는 이처럼 해마다 늘고 있는데, 이는 주유소사업의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 아니라 진입은 쉬워도 후퇴는 어려운 사업 특성에서 기인한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즉, 주유소간 거리제한 규정이 철폐된 이후 등록만 하면 누구나 쉽게 주유소를 할 수 있지만, 주유소간 과당 경쟁으로 경영상황이 악화돼도 입지와 철거비용(토양오염 복구비용 등) 등을 고려하면 다른 사업으로 전환하기가 어렵다는 것.

특히 대부분의 주유소들이 대출을 받고 사업하는 경우가 많아 사업 후퇴시에는 빚더미에 앉게 돼 폐업도 만만치 않다.

한 주유소 관계자는 “차량 통행량이 많은 국도변 등에 주유소가 많이 생기는데 이들 부지에는 주유소 말고 다른 장사를 하기는 어렵다”면서 “이런 지역은 신규 주유소가 난입해 경영 상황이 악화돼도 업종전환이 쉽지 않기 때문에 임대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주목할 것은 정유사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 주유소 숫자는 줄고 자영업자가 운영하는 주유소 수만 늘었다는 것. 2009년 12월 2193개였던 정유사 직영점 수는 2010년 2077개로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정유사가 경영상황이 악화된 주유소를 처분하거나 자영업자에게 임대로 전환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곧 주유소 영업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시장 과포화로 주유소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은 수치에서도 나타난다. 주유소 휴·폐업 수는 2009년 12월 각각 290개와 109개에서 2010년 12월 316개와 127개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