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외교장관 "남북, 진정한 대화가 우선"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일본 외무상이 "남북 간 진정한 대화를 우선으로 다양한 양자접촉을 통해 올바른 6자회담 재개 여건을 조성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 외교장관은 16일 도쿄 외무성 이이쿠라(飯倉) 공관에서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가진 직후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는 양국이 지난달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일본 외무상의 방한 때 합의한 '선(先) 남북대화, 후(後) 북.일대화' 기조를 재확인한 것이다.
양국 장관은 이어 북한이 천안함 및 연평도 문제에 대해 진정한 태도를 보여야 하고 비핵화의 진정성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김 장관은 "북한이 회담에 나와서 진전을 이룰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미.일은 이에 대해 확고한 공감대를 갖고 있으며 중국도 우리 입장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어 "우선 지난 남북 군사실무회담에서 우리측이 유연성을 갖고 대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회담장을 박차고 나간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우리는 열린 마음으로 본회담 개최의제와 수석대표의 급을 정하는 문제에 대해 논의할 것이며 북한이 거기에 대해 우리측의 제의를 수용하면 회담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에하라 외상은 "작년 12월 한.미.일 외상회담에서 확인했듯이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겠다"며 "만일 6자회담을 개최한다고 한다면 북한이 구체적인 행동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마에하라 외상은 "동시에 남북대화가 선행돼야 한다"며 "어떤 진전이 있는 다음에 다른 프로세스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남북대화가 진전돼야 한다"고 말했다.
양국 장관은 또 올해 안으로 양국간 정상외교를 적극 추진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일정을 협의하기로 했다.
일본측은 이명박 대통령의 조속한 방일을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으며 한국측은 간 총리의 방한이 조속한 시일내 이뤄지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이 대통령의 방일은 양국의 외교일정상 올 상반기중으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날 면담에서 김 장관은 간 총리 담화의 후속조치인 ▲조선왕실의궤 등 한반도에서 반출된 도서 반환▲사할린 한인 지원 ▲민간인 유골봉환 문제가 원만히 이행될 수 있도록 일본 정부의 성의있는 대응을 요청했으며 마에하라 외상은 적극 노력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김 장관은 또 재일동포 사회의 염원인 지방참정권 문제에 진전이 있도록 일본 정부의 적극적 대응을 요청했다.
한.일 FTA와 관련해 마에하라 외상은 협상의 조기재개를 요청했고 김 장관은 협상재개의 우호적 환경조성을 위해 현재 진행중인 국장급 협의에서 실질적 진전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한국측은 이를 위해 오는 4월 2차 국장급 협의를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양국 외교장관은 ▲부품.소재 산업협력 ▲양국기업의 제3국 공동진출 촉진을 위한 환경조성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회담에는 우리측에서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김재신 차관보, 장원삼 동북아 국장, 권원직 북핵협상과장이, 일본측에서 반노 부대신, 키쿠타 정무관, 무토 마사토시 주한 일본대사, 스기야마 신스케 외무성 아시아ㆍ대양주 국장, 오노 북동아과장이 배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