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故 최고은 작가 굶어죽은 것 아니다"

2011-02-14 11:24
김영하 "故 최고은 작가 굶어죽은 것 아니다"

▲김영하 작가 블로그

소설가 김영하가 故 최고은 작가에 대해 아사(餓死)가 아니라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김씨는 14일 오전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블로그를 닫고 트위터를 그만두겠다”며 그동안 알려진 고 최고은 작가의 사인이 잘못됐다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고은이에 대해 한 가지만 말하고 싶다”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고은이가 굶어죽었다고 당연히 믿고 있다는데 놀랐다”며 “아마도 최초로 보도된 선정적 기사 때문일 것이다. 신문에서 보도한 쪽지도 사실과는 조금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그녀가 풍족하게 살아갔다는 것은 아니지만 의연하고 당당하게 자기 삶을 꾸려갔다고 들었다”며 “그녀의 직접 사인은 영양실조가 아니라 갑상선기능항진증과 그 합병증으로 인한 발작이라고 고은이의 마지막을 수습한 친구들에게 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고은이는 우울증도 앓고 있었던 것 같다. 친구들이 도착했을 때 이미 많은 개인적 사물들이 정리돼 있었다고 한다. 어쩌면 삶에 대한 희망을 서서히 놓아버린건지도 모르겠다"고 전했다.

그는 “진실은 아직 누구도 모른다. 사람들은 편한대로 믿고 떠들어댄다”며 “갑상선 기능항진증은 아무리 먹어도 허기가 지고 그러면서 몸은 바싹 말라가는 병이다. 불면증도 뒤따르고 이 불면증은 우울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진실을 외면한채 고은이를 아사로 몰고 가면서 가까웠던 사람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영하는 "고은이는 재능있는 작가였다. 어리석고 무책임하게 자존심 하나로 버티다가간 무능한 작가가 아니었다. 그녀를 예술의 순교자로 만드는 것도, 알바 하나도 안 한 무책임한 예술가로 만드는 것도 우리 모두가 지양해야할 양 극단이라는 것을 말해두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김영하 작가는 고 최고은 작가의 한국예술종합학교 시절 스승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최근 김 작가의 블로그와 트위터에서는 최 작가의 사망과 관련해 예술가를 위한 지원책 등에 대한 논의가 벌어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