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10% 이상 고금리 대출 13조원 육박

2011-02-07 15:37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저금리 기조에도 은행권의 연 10%이상 고금리 대출이 1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은행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이 신규 취급한 가계대출과 중기대출 가운데 10% 이상의 금리를 적용한 대출 비중은 각각 1.9%와 1.1%로 집계됐다. 지난 2007년 이후 4년째 이 비중이 각각 1.9%와 1.1%를 웃돌고 있다.

지난해 말 가계대출 및 중기대출 잔액 430조4000억원과 429조7000억원에 이 비중을 적용하면 고금리 대출 규모는 총 12조9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 2009년에도 이 규모는 13조원을 웃돌았으며 지난 2008년에는 가계 3.2%와 중기 2.6%의 비중으로 규모가 22조8000억원에 달했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권에서 10% 안팎의 고금리가 적용되는 대출은 대부분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이나 500만원 미만의 소액대출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고금리 대출 규모 확대가 최근 시장금리 상승세와 맞물리면서 서민들의 이자부담을 늘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가 지난해 11월 중순 2.66%에서 지난달 말 3.05%로 0.39%포인트 올랐다. 이에 따라 금리 상승 이전에 대출을 받은 경우 이달 중순 대출금리가 대폭 인상된다. CD금리는 변동금리형 대출의 기준금리 역할을 한다.

새로운 기준금리인 코픽스도 지난해 11월 중순 3.01%에서 지난달 중순 3.33%로 0.22%포인트 올랐다. 이달 중순 고시 때 추가 상승 가능성도 다분하다.

일부에서는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영업 경쟁으로 금리를 낮추는 대신 위험 부담이 큰 신용대출에 고금리를 책정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은행권 관계자는 "시장 원리대로 담보 여부와 신용도에 따라 금리를 차등화하는 건 불가피하다"며 "자산 건전성 관리가 엄격해져 대출금리가 차별화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