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의총 앞둔 한나라, '친이vs친박' 갈등 고조

2011-02-07 15:27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한나라당이 개헌 의총을 앞둔 7일 친이(친이명박)계와 친박(친박근혜)계의 대립양상이 고조되면서 향후 구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8일부터 사흘 연속으로 치러지는 이번 의총에서 개헌 논의가 탄력을 받을 경우, 정치 지형도에 영향을 미쳐 향후 4ㆍ27 재보선은 물론 내년에 치러질 총선과 대선까지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
 
 그러나 친이 주류계의 개헌주도 양상을 두고 친박계를 비롯한 당내 일각의 비판적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고 야당도 “개헌의 친이계의 생존전략”이라며 비판에 나서 개헌의총의 성공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친박계에서는 “이번 개헌 추진에 정략적 의도가 숨어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친박계인 이혜훈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하자고 그래도 안 하던 (개헌)논의를 지금 시작하려고 하는지에 대해서 납득하기 어렵다”며 “국민들이 관심이 없는 문제를 굳이 지금 이 타이밍에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친박계 뿐 아니라 홍준표, 나경원, 정두언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 역시 개헌에 대해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도 개헌의총의 성공을 불투명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한 홍 최고위원은 “개헌을 하려면 한나라당 의원의 3분의2이상 찬성이 있어야하고 야당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며 “일부 계파가 나서서 개헌을 추진한다고 해서 개헌이 되겠느냐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구제역과 물가 및 전세값 급등에 따른 현안을 제쳐두고 개헌을 논하는 것이 민심과 동떨어졌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친이계 쪽에서도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이재오 특임장관을 비롯한 친이 주류 측은 이번 의총을 개헌 이슈화의 마지막 기회로 보고 여론몰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서 이명박 대통령이 좌담회에서 개헌에 대한 의지를 피력한 것도 친이계의 추동력에 힘을 더하고 있다.
 
 한나라당 내 친이계 모임인 ‘함께 내일로’의 대표를 맡고 있는 안경률 의원은 이날 불교방송 라디오에 출연, “(개헌논의가)시의 적절하다고 본다”며 “당 지도부에 개헌 논의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만들고 그 특별위원회가 시기와 방법, 권한, 이런 것을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함께 내일로’의 개헌 간담회에 참석한 이 특임장관 역시 “친이가 뭉치면 반드시 개헌은 이뤄진다”며 개헌에 대한 강한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