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미국 JP모건체이스가 버나드 메이도프의 대형 금융사기(폰지사기)에 대해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으나 방치해 피해를 키웠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4일 미 언론들은 메이도프 투자증권의 청산업무를 담당하는 관재인 어빙 피커드가 지난해 말 JP모건을 상대로 제기한 64억 달러 규모의 배상청구 소송 관련 자료가 최근 공개되면서 이런 점들이 드러났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JP모건의 고위 임원들은 메이도프의 사기행각이 드러나기 무려 18개월 전부터 그의 투자 합법성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보다 훨씬 전부터 JP모건의 한 임원은 "메이도프의 투자에서 나타나는 징후들을 무시하기 어렵다"면서 고객들에게 메이도프에 대한 투자에서 발을 빼도록 권고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2006년 2월 메이도프의 '피더펀드에 대한 첫 위험분석 보고서'에서 펀드의 수익률이 포트폴리오에 편입된 종목들의 수익률을 훨씬 뛰어넘어 의심스럽다고 지적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 모든 정황에도 JP모건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2008년 12월 메이도프가 체포되던 날까지 그가 회사 계좌에서 고객자금 수십억 달러를 출금할 수 있도록 방치했다.

이에 피커드의 법정대리인인 데보러 레너는 “이 은행 최고경영진은 메이도프가 폰지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다는 경고를 받았지만 자신의 투자자금을 보호하는데만 열중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비난했다. 더불어 피커드 측은 소장에서 "JP모건이 수수료와 수익 10억달러와 손해 배상금 54억달러 등 64억달러를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JP모건은 이에 대해“우리는 버나드 메이도프의 사기행각에 대해 알지 못했다”며 “소송은 사실을 왜곡한 것이어서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