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5,000m 금
2011-01-31 21:59
이승훈 5,000m 금
밴쿠버동계올림픽 영웅 이승훈(23)이 한국 빙속 장거리 사상 처음으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승훈은 31일 아스타나 실내스피드스케이트장에서 펼쳐진 스피드스케이팅 5,000m에서 6분25초56의 아시아 신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이 올해 7회째를 맞는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 장거리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이승훈으로서도 동계아시안게임 첫 메달이다.
동계아시안게임 5,000m와 10,000m에서는 그동안 일본과 카자흐스탄이 금메달을 독식했고, 지난해에는 일본의 히라코 히로키가 두 종목을 휩쓸었다.
이승훈은 이날 아시아기록을 세웠지만 2009년12월 미국 솔트레이크에서 세운 자신의 최고 기록 6분14초67에는 미치지 못했다. 빙상에서 아시아기록은 아시안게임과 이시아선수권대회 기록만으로 따지기 때문에 한국 선수가 세계선수권대회나 올림픽 등에서 세운 기록은 아시아 기록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번 대회 4종목에 출전하는 이승훈은 이날 5,000m에서 첫 단추를 잘 꿰면서 4관왕을 향해서도 힘차게 시동을 걸었다. 이승훈은 2일 매스스타트, 5일 10,000m, 6일 팀 추월까지 차례로 금빛 질주를 펼친다.
5,000m는 이승훈이 지난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종목이다. 밴쿠버 대회에서 10,000m 금메달까지 타면서 세계적인 스타로 거듭난 이승훈이었지만 홈 팬의 성원을 등에 업은 카자흐스탄의 드미트리 바벤코가 예상 외로 역주하면서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는 경기를 펼쳤다.
이승훈은 이날 중국의 가오쉐펑과 함께 마지막 5조에서 함께 달렸다. 바깥 레인에서 출발한 이승훈은 먼저 뛴 바벤코가 6분28초40의 뛰어난 기록을 작성함에 따라 부담을 안고 경기에 임했다.
바벤코의 6분28초40은 이승훈이 갖고 있는 아시아 기록에 불과 2초02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성적이다.
이승훈은 6바퀴를 남겼을 때까지 바벤코의 기록에 1.27초 뒤져 패색이 짙는 듯했으나 막판 뒷심을 발휘해 역전에 성공했다. 2바퀴를 남길 때 0.27초차로 따라붙은 뒤 한 바퀴를 남겼을 때는 오히려 1초07초 앞섰다.
결국 이승훈은 아시아 최고 기록까지 깨트리며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이어 이번 동계아시안게임에서도 신화를 창조했다.
이승훈과 함께 한국 빙속의 장거리를 이끌고 있는 고병욱(19.한국체대)은 6분36초71의 기록으로 5위에 머물렀다.
앞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유망주 김보름(19.정화여고)이 4분10초54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땄다.
김보름은 지난해 작성한 자신의 최고기록인 4분24초37을 훌쩍 넘기며 좋은 성적을 거뒀다. 아시아 기록으로 금메달을 딴 일본의 호즈미 마사코에는 2초72 뒤졌다.
중국의 왕페이와 함께 3번째 조로 나선 김보름은 인코스에서 출발했다. 중반 이후까지 왕페이와 각축을 벌이나가 간발의 차이로 앞서며 결승선을 통과했다.
한편, 앞서 알마티 바이애슬론·크로스컨트리 스키장에서 열린 바이애슬론 여자 7.5㎞ 스프린트에서는 한국의 기대주 문지희(전남체육회)가 아쉽게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문지희는 25분52초1만에 코스를 완주, 스즈키 후미코(일본, 24분26초2)에 1분25초9 뒤진 5위에 머물렀다.
금메달은 중국의 왕춘리(23분12초1)의 차지가 됐고, 밴쿠버 동계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옐레나 크루스탈레바는 23분21초6에 그쳐 은메달에 머물렀다.
같은 장소에서 스키 오리엔티어링 남녀 스프린트에 출전한 한국 대표팀 역시 메달을 추가하지 못했다.
남자 스프린트에 나선 장광민(경희대)은 26분36초9의 기록으로 6위에 머물렀고, 여자 스프린트의 김자연(대한오리엔티어링연맹) 역시 26분46초8로 4위에 그쳐 아쉽게 메달을 따지 못했다.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대만과 첫 경기에서 22-0으로 이겼고 여자 대표팀은 중국과 경기에서 0-10으로 져 첫 골 신고에 실패했다.
한편 한국은 이날 이승훈을 비롯해 쇼트트랙 1,500m 남녀, 스키 활강 김선주가 금메달 4개를 따냈고 은메달 3개와 동메달 1개를 보태 총 7개의 메달을 수확해 2위에 올랐다. 카자흐스탄이 금메달 6개를 따 1위를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