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춘제, 자전거·오토바이 귀향 '대유행'
2011-02-02 11:37
살림 궁핍 대학생·노동자 등 기차·버스표 못구해…광둥성만 10만여명
중국 최대의 명절인 ‘춘제(春節 설)’ 를 앞두고 민족 대이동이 시작된 가운데 중국인들 사이에 노상에서 히치하이킹을 하거나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타고 귀성길에 나서는 등 천태만상의 ‘귀향’풍경이 펼쳐치고 있다.
중국 난징(南京)에서는 한 가난한 대학생이 춘제를 보내기 위해 총 3700km나 떨어진 고향 신장 우루무치까지 히치하이킹으로 이동해 화제다.
이 학생은 설 대이동이 시작되기 한 달 전인 지난해 12월 25일 크리스마스때 단 돈 100위안(한화 약 1만7000원)의 비상금만 소지한 채 난징사범대학 버스정류장에서 출발해 ‘무모한’ 히치하이킹 귀향길에 도전했다.
그는 한 달 여간 312번 국도를 따라 걸으며 총 25대의 자동차를 얻어 타고 중간에 모두 7개 성(省)을 지나 부모님이 기다리는 고향 우루무치에 무사히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는 대학생 두 명이 산둥성까지 1000여 km나 떨어진 거리를 자전거를 타고 귀향해 화제가 됐다.
이 대학생 두 명은 저장성 항저우에서 산둥성까지 104번 국도를 타고 매일 150여km씩 자전거로 이동, 7일만에 고향에 도착했다. 이들은 “피곤하긴 했지만 여행 도중 만난 분들이 다들 친절해 즐거운 귀성길”이었다며 “유익한 체험이 될 것”이라고 감회를 전하기도 했다.
이 밖에 최근 중국에는 오토바이로 귀향길에 오르는 사람도 많다. 특히 현지 매체에 따르면 중국 남부 주강 삼각주 지역을 중심으로 표를 살 돈이 없어 오토바이를 타고 귀향길에 오르는 농민공(農民工·농촌에서 도시로 올라온 막노동자)들이 줄을 잇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광둥성 공안당국은 이번 춘제기간 오토바이를 타고 고향으로 가는 농민공 수가 1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처럼 이색적인 귀향 광경이 펼쳐지는 것은 기차표와 버스표를 구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이용하면 비용도 덜 들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또한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기차나 버스 등을 이용않고 혼자 힘으로 귀향하는게 유익한 체험활동으로 여겨져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배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