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경 임명, 여야 '대충돌'
2011-01-23 16:27
野, 주말에도 사퇴 공세 계속… 與, ‘24일만 지나면 끝’ 내심 느긋
(아주경제 장용석·박재홍 기자)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 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정치권의 ‘막판 힘겨루기’가 벌어지고 있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위원장 김영환 민주당 의원)는 24일 전체회의를 열어 최 후보자 보고서 채택 문제를 협의할 계획이지만, “현재로선 합의에 이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양당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민주당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최 후보자의 도덕성과 자질에 하자가 드러난 만큼 사퇴가 불가피하다”면서 휴일인 주말(22~23일)에도 공세를 계속 이어갔다.
민주당 소속 국회 지경위원들은 23일 최 후보자가 지난 1985년과 87년, 95년 등 3차례에 걸쳐 큰 동서 소유인 서울 청담동 삼익아파트(33평형·109㎡)에서 ‘공짜 전세’를 살며 1억여원의 부당이득을 봤다는 새로운 의혹을 제기했다.
김영환 지경위원장도 이날 국회에서 간담회를 열어 “이재훈 전 지경부 장관 후보자가 자영업 수준의 투기였다면 최 후보자는 시세차익, 개발차익을 노리고 상당히 여러 곳에서 부동산 투기를 한 만큼 거의 재벌 수준이다”며 “최 후보자 문제는 이명박 대통령이 임명철회 방식으로 털고 가는 게 좋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지경위 한나라당 간사인 김재경 의원은 “원만한 국정운영을 위해 24일에라도 (지경위) 전체회의를 열어 보고서를 채택코자 한다. 야당 협조 없이 (보고서를) 강행처리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지만, 대다수 당 관계자들은 더 이상 최 후보자 문제에 대해 신경 쓰지 않겠다는 눈치다.
관련법상 장관의 경우 국회에 인사청문요청안이 제출된 날(5일)부터 20일 이내(24일)에 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으면 대통령이 별도조치 없이 임명절차를 밟을 수 있기 때문.
여권 관계자도 “여론이 좀 안 좋긴 하지만 현재로선 최 후보자의 자진사퇴는 물론, 대통령이 임명을 철회할 여지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대체로 ‘24일 하루만 버티자’는 분위기인 것 같다”고 전했다.
여기엔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됐던 ‘삼호주얼리’호 선원들의 무사 구출소식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만큼 최 후보자 문제가 더 이상 부각되지 않을 것이란 계산도 깔려 있다.
청와대는 그간 “최 후보자는 장관 직무를 훌륭히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이다”, “최 후보자 임명은 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될 것이다”며 임명 강행의사를 피력해왔다.
이에 대해 차영 민주당 대변인은 “최 후보자 문제에 대해선 반드시 이 대통령의 보편적 이성과 보편적 염치, 보편적 아이큐(IQ)가 필요하다”며 “소말리아에서 인질을 구하던 정의로운 대통령 얼굴과 탈세와 부동산 투기로 얼룩진 최 후보자를 임명하려는 대통령의 두 얼굴 중에 어느 게 진짜냐”고 비판했다.
전현희 원내대변인도 “국민의 잣대로 볼 때 최 후보자에 대해선 이미 청문회에서 부적격 결론이 났다”며 “청와대가 국민의 뜻을 거스르고 임명을 강행한다면, 청와대가 얘기하는 ‘공정 사회’를 역주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배은희 한나라당 대변인은 “민주당은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국회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며 최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시한인 24일까지 보고서 처리에 협조해야 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하는 등 야당의 공세에 미동조차 않는 모습이다.
한편 이에 앞서 이회장 자유선진당 대표도 “완벽한 사람은 없지만 최소한 범법행위나 파렴치행위는 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최 후보자 임명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밝힌 바 있어 24일 지경위 전체회의가 열리더라도 최 후보자의 청문 보고서 채택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