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난 발생, 해결 방안은? "수요대체하고 수도권 소비 편중 줄여야"
2011-01-17 22:22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기록적인 한파가 연일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전력수급 안전망 확보가 시급해 졌다.
유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력 사용량이 크게 늘면서 에너지원간 대체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정전사태’까지 우려해야 할 정도로 최악의 상황은 아니지만, 전체 전력사용량 가운데 약 40%가 수도권에 몰려있고 설비용량이 여전히 부족하는 점에서 공급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에너지원간 대체현상 발생
17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2시 최대전력수요가 7314만kW를 기록, 또 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최대전력시 공급능력은 7718만kW, 예비전력은 404만kW(예비율 5.5%)로 집계됐다.
이처럼 전력수요가 눈에 띄게 급증한 이유는 이상한파에 따른 난방수요와 산업용전력량 증가 때문이다.
특히 난방수요는 2004년 903만kW, 2005년 1013만kW, 2006년 1097만kW, 2007년 1341만kW, 2008년 1415만kW, 2009년 1664kW, 2010년 1728kW(잠정)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난방수요는 다른 에너지에 비해 전기요금이 저렴하고 사용하기 편리하다는 점에서 등유 및 가스난방의 수요를 대체하고 있다.
실제로 2004년 대비 올 겨울 도시가스 및 등유 가격은 45% 인상된 반면, 전기요금은 13% 인상에 그쳤다.
이에 따라 2004년 대비 전기 소비는 49% 늘어난 반면, 도시가스는 28% 증가에 그쳤고 등유는 55%나 감소했다.
전기난방은 개별난방(석유난방)에 비해 효율이 매우 떨어진다.
보일러 효율은 가정용 보일러의 성능이 날로 개선되면서 90%에 육박하지만, 발전소에서 가동하는 보일러는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과정을 거치면서 약 40%(석탄화력발전기)까지 효율이 줄어든다. 그밖의 손실까지 고려하면 전기난방의 효율은 35% 미만 수준이다.
하지만 전기온풍기, 전기판넬(바닥전기장판), 전기담요, 전기히터 등의 난방기구는 좁은 공간에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때문에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전체 전력사용량의 24%를 차지하는 난방수요의 증가세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며 “석유 및 원자재 가격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난방기기를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 송전망 구축 및 설비용량 확보 시급
아울러 전력소비량이 수도권에 편중돼 있고, 전체 사용량에 비해 설비용량이 부족하다는 점은 전력수급의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17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수도권은 전체 전력소비량의 약 40%를 차지하지만(지난10년간 37.3~38.4%) 자급률은 5% 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수도권 최대전력실적(28056MW) 대비 공급설비용량 비중은 1만 6911MW를 기록, 1만 1145MW이 부족한 상태다.
물론 과부족(설비용량-최대전력)은 지방 발전소에서 조달하긴 하지만, 여전히 의정부를 비롯한 경기북부, 경기 화성, 인천 쪽에서 전력수급 차질 관련, 민원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용호 한국전력 계통기획실 차장은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오는 송전망(최대 가용 전력 2만 8000kW)을 통해 차질없이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며 “하지만 경기북부와 같은 곳에서 민원이 계속 발생하면서, (사람으로 비유하면) 말초신경에 해당하는 부분까지 전력을 전달하기 위해 송전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세번째로 최고치를 경신했던 지난 10일 영광원자력 5호기(80만kW)를 가동해 127만kW의 추가용량을 확보해놓은 상태다. 하지만 한파가 계속돼 예비전력이 기준 이하로 떨어지면 ‘정전사태’를 우려할 수 밖에 없다.
이에 전문가들은 한파가 몰아칠때마다 단기적으로 대응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문영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정책연구본부 본부장은 “온 국민이 나서서 전기절약에 나서고 산업계가 발전용량을 줄이면 단기적으로는 해결될 수 있다”며 “하지만 전기차 보급 등 앞으로 전력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설비용량을 대폭 늘리는 등 장기적인 수급확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