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재선거 노동당 낙승..연정 타격

2011-01-14 18:58
득표율 노동당 10% P 상승, 보수당 13.6% P 하락

영국에서 지난해 5월 보수당과 자유민주당 간 연립정부가 출범한뒤 처음 실시된 하원 지역구 재선거에서 야당인 노동당이 낙승했다.

현지 언론매체들은 이를 연립정부가 추진 중인 긴축정책에 대한 심판이라면서 연정이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고 풀이했다.

잉글랜드 서북 맨체스터 외곽인 올드엄이스트.새들워스 선거구에서 13일 실시된 재선거에서 노동당의 더비 에이브러햄스 후보가 1만4천718표(42.1%), 자민당 후보가 1만1천160표(31.9%), 보수당 후보가 4천481표(12.8%)를 얻어 노동당이 승리했다.

이 지역구는 전통적으로 노동당의 강세 지역이긴 하지만 지난해 5월 총선에서는 노동당 후보가 자민당 후보를 불과 103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었다.

그러나 선거운동 과정에서 노동당 후보가 자신을 낙선시키려는 이슬람 교도들이 있는 것처럼 허위 사실을 공표해 백인들의 표를 결집시키는 등 인종적 갈등을 조장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당선 무효 판결이 내려져 재선거가 치러졌다.

노동당과 자민당의 팽팽한 접전이 예상됐으나 연정의 긴축정책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감이 확산되면서 노동당이 여유 있게 승리를 거뒀다.

지난해 5월 1, 2위 간 표 차이는 103표 였으나 이번에는 3천558표로 벌어졌고 노동당의 득표율은 10% 포인트나 오른 42%를 기록했다.

연정 소수파인 자민당의 득표율은 총선 때 보다 0.3% 포인트 오른 32%였으나 연정을 주도하는 보수당의 득표율은 13.6% 포인트나 떨어져 12.8%에 그쳤다.

투표율이 61%에서 48%로 낮아진 점으로 미뤄 보수당 지지층이 상당수 떨어져 나간 반면 노동당 지지자들이 결집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동당은 선거결과에 대해 대학 학비를 최고 3배 인상키로 하고 부가가치세.유류세 등 세금을 올리고 공무원을 감원하는 등의 긴축정책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노동당 예비내각 교육장관인 앤디 버넘 의원은 “선거결과는 무분별한 긴축을 추진해온 연정에 대한 경고”라며 “서민의 세금은 올리고 은행가의 거액 보너스는 방치하는 데 대한 분노의 표시”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연립 정부는 해당 지역구가 1997년부터 노동당이 지속적으로 승리해온 곳이라는 점을 들어 확대해석을 경계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