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아줄기세포로 혈소판 생산 성공”
2011-01-13 13:15
차병원 연구팀, 줄기세포 이용 인공혈액 상용화 기대
(아주경제 이규복 기자)차병원그룹 차바이오앤디오스텍이 미국 현지 자회사 ‘스템 인터내셔널’을 통해 세계 처음으로 인간배아줄기세포주를 이용한 혈소판 분화 유도 및 생산에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논문 ‘셀 리서치(Cell Research)’ 온라인판에 게재됐으며, 지난 2009년 인간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해 적혈구를 생산한데 이어 혈소판까지 생산함으로써 줄기세포를 이용한 인공혈액의 상용화에 한 발짝 다가서게 됐다고 차병원 측은 평가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혈액은 전 세계적으로 매년 4만5천~9만ℓ 이상 부족하며, 연간 세계 혈액시장 규모는 49억 달러 정도로 추산된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전혈수혈(혈액 전체수혈)이 주로 이용됐지만 혈액을 제공한 쪽과 받는 쪽 혈액형이 맞지 않을 경우 나타나는 면역거부반응 때문에 환자에게 맞는 혈액형을 찾아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반면 적혈구는 Rh-와 O형으로 만들면 누구에게나 수혈이 가능하고, 혈소판은 혈액형과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이식이 가능하기 때문에 최근에는 적혈구와 혈소판 등으로 분리해서 수혈하는 게 일반적이다.
적혈구와 함께 수혈의 가장 중요한 세포로 이용되는 혈소판은 혈액응고와 상처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혈액세포로 특히, 외상과 화학요법치료, 방사선 치료, 장기이식 등을 받는 환자의 경우 혈소판 손상이나 감소로 인해 혈소판 이식이 절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혈소판은 수명이 짧아 장기간 보관이 어렵고 혈액감염의 위험이 크기 때문에 끊임없이 대체혈액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따라서 학계에서는 혈액세포(특히 적혈구, 혈소판)을 생산하는 연구와 장기간 보관하는 연구에 집중해왔다.
논문을 보면 연구팀은 불임치료 후 남은 수정란에서 추출된 인간배아줄기세포를 혈소판의 전 단계인 대핵세포로 분화시켰다. 또한 대핵세포가 점점 성장하면 세포 내부를 채우는 세포질의 일부분이 분리돼 혈소판으로 분화되는 과정을 확인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배양된 혈소판이 실제 정상 혈액의 혈소판과 구조적, 형태학적으로 동일하다는 사실도 규명했다.
연구책임자인 스템 인터내셔널의 시 지앙 루 박사는 “인간배아줄기세포 유래 혈소판이 혈액응고 및 수축 등의 기능이 정상혈액의 혈소판과 동일한지 기능테스트(생쥐 실험)까지 완료했다”고 말했다.
스템 인터내셔널 정형민 사장은 “인간 배아줄기세포는 무한대의 증식능력과 모든 세포로의 분화능력을 가진 만능세포”라며 “이번 혈소판은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했기 때문에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생산한 혈소판의 형태는 물론 기능까지 정상 혈액의 혈소판과 동일함을 밝혀 안전하게 임상적용이 가능하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