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귀환’ 그랜저, 3000만원대 준대형 시장 달군다

2011-01-12 17:00
K7-SM7-알페온과 4파전… 중형 수입차도 가세

위 신형 그랜저. 아래는 왼쪽부터 기아 K7, GM대우 알페온, 르노삼성 SM7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준대형 세단의 ‘왕’이 돌아온다.’

지난 1986년 현대차의 첫 대형 세단으로 등장하며 20여 년 동안 국내 대형 세단을 대표해 왔던 그랜저의 다섯번째 모델이 13일 신차발표회와 함께 그 모습을 드러낸다.

특히 지난해 기아차 K7에 빼앗겼던 준대형 자동차의 왕좌를 올해 되찾겠다는 각오라 준대형 시장의 일대 격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경쟁 심화로 인해 지난해 9만여 대였던 준대형 시장 확대도 예상된다.

여기에 GM대우 ‘알페온’과 르노삼성 ‘SM7’은 물론 도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 등 3000만원대 수입 중형차도 가세해 준대형 고객의 선택폭은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

◆사전계약 2만2000여 대… 뭐가 달라졌나= 그랜저는 출시 이전부터 많은 화제를 부르며 이름값을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6일 사전계약 첫날 7000대가 예약 됐고, 이틀 만에 1만대를 넘어섰다. 올 초까지 약 2만2000대가 계약 된 상태다. 당분간은 생산량이 판매량을 따라잡기 어려울 전망이다.

현대차는 이 같은 관심을 드라마 협찬, 극장 4D 광고, 1호차 주인공 선정하기 등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사전 프로모션을 통해 극대화 했다. 최근 강남역 중심가의 극장 외벽에 초대형 LED 광고판을 설치, 13일 저녁 열리는 신차발표회도 생중계한다는 계획이다.

신형 그랜저(그랜저HG)는 쏘나타-아반떼-엑센트로 이어진 현대차의 디자인 콘셉트가 그대로 적용, 스포티하면서도 고급스러움을 갖췄다.

신형 그랜저는 2.4ℓ(세타), 3.0ℓ(람다) 2개 엔진, 4개 모델로 출시되며, 그중 3.0ℓ 급에는 최신 람다 직분사(GDI) 엔진을 적용, 연비와 힘 모두 경쟁모델 대비 가장 높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아울러 준대형급 최초로 무릎을 포함해 총 9개의 에어백을 탑재하고, 후방충격에 대비한 시트 시스템이 도입되는 등 안전성도 높였다. 가격은 모델별로 3000만원대 초반부터 후반까지로 옵션을 포함하면 4000만원을 약간 웃돌 전망이다. 상세제원 및 가격은 13일 공개된다.


◆K7·알페온·SM7 경쟁력 높이기… 수입 중형차도 가세= ‘왕’의 등장에 국산·수입 경쟁사들도 경쟁력 높이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4만2544대가 판매되며 준대형 시장 1위를 기록한 K7은 특별한 프로모션은 없다. 다만 기존 수입차 고객이 K7을 살 경우 20만원을 추가 할인해 주며 그랜저에 대해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GM대우 알페온은 중고차 가격을 최대 50%까지 보장해 주는 ‘최대가치 보장할부’ 및 연 6.9%(36개월, 선수금 10%)의 저리 할부 금융 프로그램을 내놓은 상태다.

르노삼성은 하반기 신형 SM7을 출시한다. 또 그 전까지는 기존 SM7에 에어백과 가죽시트를 추가한 ‘프레스티지 패키지’를 출시해 상품성을 높이는 한편, 연 3.6~6.9%의 저리 할부(36~72개월) 프로그램도 내놨다.

비슷한 가격대의 중형 수입세단 역시 지난해부터 수입차의 단점으로 지적돼 온 서비스를 개선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국내 출시된 3000만원대 중반 수입세단은 도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 닛산 알티마, 스바루 레거시 4종이다.

한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수리 부품 가격이 비싸다는 지적이 있지만, 실제 유지비용 면에서 국산차와의 차이는 크게 없다. 올해도 서비스망 확충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일 경우 국산 준대형차와 비교해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