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이야기> 중국 부동산 업계의 대모- 우야쥔.

2011-01-24 16:44

룽후(龍湖)부동산의 CEO 우야쥔(吳亞軍). 쓰촨성 충칭(重慶) 출신인 우야쥔은 자산 39억 달러(약 4조2000억 원)으로 후룬(胡潤)연구소가 발표한 2010년 100대 부동산 부호 리스트의 2위를 차지했다.

중국의 대부호인 그녀가 가난한 기자출신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우야쥔은 1988년 한 신문사에 입사, 기자생활을 통해 향후 부동산사업에 도움이 될 많은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1993년 기자를 그만두고 ‘충칭자천경제문화공사(重慶佳辰經濟文化公司)’ 설립한 그녀는 1995년 ‘샤오캉(小康)주택시범공정’의 개발권을 획득하고 부동산 사업가로의 행보를 시작했다.

오늘날의 룽후부동산을 키운 우야쥔의 경영 이념은 매우 간단하면서도 보수적이다. 누가 살아도 편하고 안전한 집 건설. 신중한 사업 확장. 끊임 없는 공부와 연구가 그것이다.

그녀의 이런 경영철학은 10여 년 전 뼈아픈 기억에서 비롯됐다. 당시 어려운 집안 돈으로 마련한 생애 첫 주택에서 우야쥔은 심한 고생을 경험하게 된다.

“입주 한 후 일년 이 넘도록 가스가 공급되지 않고, 엘리베이터는 끄덕하면 고장, 제대로 된 채광은 기대할 수 도 없을 정도로 형편 없는 집이었죠. 그때부터 내가 집을 지으면 절대 이렇게 짓지 않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어요”.

말이 씨가 된다고 했던가. 우야쥔은 실제로 기타 경쟁 업체와는 남다른 ‘여성의 세심함’이 묻어나는 주택 건설로 부동산의 여왕이 됐다.

우야쥔은 건축 전공 출신이 아님에도 토지,건축자재,설계,조경 등 주택 건설과 관련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풍부한 전문 지식을 통해 그녀는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섬세한 부분까지 주의를 기울였고, 이는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한편 우야쥔은 90년 대 후반 부동산 재벌 왕스(王石) 완커그룹 회장을 찾아가 부동산 사업에 대한 원포인트 레슨을 받기도 했다. 배움에 대한 열정이 강한 그녀는 직원들을 해외에 연수 파견해 선진 건축 공법과 설계를 배워오도록 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1995년과 1999년 룽후부동산이 건립한 남위안(南苑)과 시위안(西苑) 아파트는 이른바 '대박'을 치게 된다. 이 두 주택은 현재까지도 충칭 부동산의 표본으로 불릴 만큼 성공적이었다.

조경완비, 단지 울타리 조성 등 당시로는 획기적인 상품을 내놓았던 것이 성공의 주요 열쇠였다.

당시 룽후부동산의 아파트를 구매하기 위해서 사람들은 밤을 세워 줄을 서서 번호표를 받을 정도로 호응이 컸다. 업계 관계자는 “룽후부동산의 아파트는 야채보다 더 쉽게 팔렸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2004년 룽후부동산은 세계 500대 기업인 홍콩랜드홀딩스(香港置地)와 손을 잡고 부동산 개발에 나섰다. 홍콩랜드홀딩스와의 합작은 룽후부동산의 신용도를 대폭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2006년 우야쥔은 처음으로 충칭을 벗어나 중국 서부 지역으로 진출했고, 2009년 11월 홍콩 증시 상장에 성공하면서 부동산 거부로 등극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