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기업 산둥성 투자 '변화가 일고 있다'

2010-12-26 15:32

한국 기업의 중국 산둥성 투자가 대전환의 고비를 맞고 있다.

최근 대기업의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중소기업 중심의 노동집약형 제조업 위주에서 자본•기술집약형 업종으로 산업구조가 다변화하고 있는 것.

경제 성장 방식의 전환, 거시 경제 정책 조정 등 중앙의 지침 역시 산둥성 투자의 질적 변화를 촉진시키고 있다.

실제로 올해 6월 산둥성 정부는 ‘연구개발(R&D) 투자 해외기업 설비구매 세금 면제 및 환급 정책을 위한 세칙’을 발표하는 등 전통 제조대신 R&D 중심의 외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까지 한국 기업의 해당 분야 진출 보고는 전해진 바 없지만 다른 많은 분야의 한국 대기업이 산둥성 지역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LG랑조 디지털이동통신(전자, 투자액 9억 달러)•삼성중공업(조선, 투자액 3억5000만 달러)•현대중공업(기계, 투자액 3억9000만 달러)•포스코스테인리스(철강, 투자액 1억5400만 달러) 및 롯데식품•롯데마트 등 다수의 대기업이 산둥성에 진출해 있다. <표 참조>

2009년 말 기준, 산둥성이 유치한 한국 기업의 투자액은 누계기준 257억9000만 달러로 한국의 대 중국 투자액 444억1800만 달러의 58%를 차지한다.

지역별 투자 분포를 살펴보면 교동반도, 특히 칭다오•위해•옌타이 지역 등 산둥성 연해지역은 여전히 한국기업이 집중돼 있는 투자 밀집지역이다.

규모별 투자 상황을 살펴보면 대기업의 진출이 활발해 지고 있지만 한국 기업의 대 산둥성 투자 주축은 여전히 중소기업이다.

그러나 최근 중국 경제 정책의 변화와 투자 환경 급변으로 이 지역에 진출한 많은 한국 중소기업이 경영 곤란을 호소하고 있다.

올해 근로자 최저임금 기준이 2009년 대비 21.2% 인상되면서 칭다오•웨이하이 및 옌타이 등 연해지역에 진출한 노동집약형 한국 기업들이 지난(濟南)•웨이팡(潍坊) 등 산둥성 내륙 도시로 이전 중이거나 이전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농촌진흥정책에 따라 저임금 노동력이었던 농촌 출신 젊은이들의 귀농 현상, 최저임금 기준 인상, 신노동법의 강화로 직원들의 고소•고발 건수가 증가, 환경규제 강화로 추가 비용 발생 등 갈수록 엄격해지는 경영 환경도 한국 중소기업의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중국의 관련 법제도의 불투명성, 경제분규로 인한 불법행위에 공안 불개입 원칙 등도 한국 기업의 산둥 지역 투자를 어렵게 하는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그러나 한국의 중소기업을 주축으로 한 대다수 중소기업이 산둥성 경제를 지탱하고 있어 산둥성 정부는 중소기업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 방안을 속속 내놓고 있다.

2009년 9월 국무원이 발표한 ‘중소기업 발전 촉진을 위한 국무원의 의견’에는 ‘산둥성 중소기업 발전 촉진을 위한 의견(이하 의견서)’이 포함돼 있다.

‘의견서’는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서비스 및 신용담보체계를 개선해 기업의 융자 경로를 확대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따라 산둥성 각 도시의 상업은행 및 대출회사 등 금융기구는 대출 총액의 70% 이상을 중소기업에 배정해야 한다.

그 밖에 산둥성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정책도 이 지역 투자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산둥성 정부가 노동법 및 환경규제 강화 등으로 위기에 처한 중소기업의 대 산둥투자 지속을 위해 각종 우대 정책도 함께 내놓고 있다.

때문에 한국의 산둥성 투자는 여전히 전망이 밝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주(駐)칭다오 한국총영사관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거시경제 정책 변화, 위안화 절상, 생산요소 비용 상승, 환경•노동•세무 규정 강화 등으로 경쟁력을 상실한 일부 중소기업의 비상철수가 발생하고 있지만, 한국 기업의 대 산둥 투자는 계속 유지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산둥성 정부가 ‘남색경제구역’과 ‘황허 삼각주 고효율 생태구역 건설’을 추진하는 등 신에너지 개발을 위주로 한 새로운 투자영역이 조성되고 있어, 한국 기업의 투자분야 확대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강소영 기자 haojizh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