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무슨일 있었나 중국사회 10대 키워드

2010-12-24 11:27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올 한해동안에도 중국에서는 정치 경제 사회분야의 주요 이슈를 바탕으로 숱한 유행어가 출현했으며 이 용어들은 중국사회를 꿰뚫는 핵심 키워드로서 인터넷 세상을 뜨겁게 달궜다.

중국 최대 중문 백과사전 사이트인 후둥바이커(互動百科)은 최근 ‘올해 10대 인기 검색어’ 순위를 조사, 사람들이 한 해 동안 어떤 키워드를 많이 검색했는지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올해 중국사회 변화상을 조명했다.

후둥바이커가 발표한 올해 인기 검색어 10개에는 게이리(給力), 웨이보(微博), 시비성(西畢生), 주추(足囚)협회, 장(漲) 시대, 쉔푸(炫父), 3Q전쟁, 상하이엑스포, 부부젤라, 위키리크스가 꼽혔다.

먼저 올 한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유행어는 “최고다, 대단하다” “힘이 된다”라는 뜻의 ‘게이리’였다. 본래 중국 북방지역의 사투리이기도 한 이 말은 중국에서 히트한 일본 코믹 애니메이션 ‘서유기’의 중문 더빙판에서 처음 등장했다. 손오공이 꿈에 그리던 천축국에 도착했지만 그 모습에 실망해 “부게이리(不給力 생각보다 별거 아니네)”라고 외치면서 반대말인 게이리가 유행하기 시작한 것.

특히 이 단어는 지난 11월 인터넷 유행어로는 처음으로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런민르바오(人民日報) 헤드라인에까지 실리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 뒤로 각종 오프라인 매체에서도 이 말을 잇따라 사용하면서 연말 중국의 각종 포털이 발표하는 인기 검색어 랭킹에서 대부분 1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판 트위터라고 불리는 '웨이보' 역시 최고 인기 검색어에 올랐다. 중국 칭하이(靑海)성 위수(玉树)현에서 발생한 지진대참사에서 부터 장시(江西)성 이황(宜黃)현 철거민 분신사건에 이르기까지 각지에서 발생한 사건이 웨이보 덕분에 온라인을 타고 순식간에 전 중국으로 퍼져나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학력위조 사건으로 대표되는 퍼시픽웨스턴 대학 졸업자라는 뜻의 ‘시비성’도 네티즌들 사이에 많이 회자됐다. 이 말은 마이크로소프트(MS) 중국법인 사장 출신의 중국 최고 연봉자 탕쥔(唐駿)이 퍼시픽웨스턴 대학을 졸업했다고 속인 가짜 학력 파문에서 비롯됐다.

언론들은 가짜 학력 사건이 터지자 이 대학이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지 않고 가짜 학위를 '판매'하는 곳으로 유명하다고 대서특필하고 나서면서 중국사회는 삽시간에 가짜 학력 학위 논란에 휘말려 들었다.

중국 축구협회 고위급 인사들이 잇따라 승부조작, 뇌물수수 등 비리 연루 협의로 공안 당국에 체포돼 구속되면서 축구협회 비리를 적나라하게 풍자한 ‘주추협회’ 역시 인기 검색어로 꼽혔다. 중국 네티즌들은 축구를 뜻하는 중국어 주추(足球)에서 ‘추(球)’를 감옥이나 죄수를 뜻하는 동음어 ‘추(囚)’로 바꾸어 축구협회를 죄수협회라고 희화화했다.

또한 중국 내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의 세태를 반영한 ‘장(漲)시대', 네티즌을 볼모로 보안 포털업체인 360과 QQ닷컴이 벌인 치열한 공방전을 일컫는 ‘3Q전쟁’, 권력층의 비뚤어진 특권 의식을 노출한 ‘리강(李剛) 사건’처럼 부모의 ‘빽’을 업고 만용을 부린다는 뜻의 '쉔푸'도 올해의 주요 키워드로 떠올랐다.

이밖에 상하이엑스포와 남아공 월드컵 최대 이슈인 부부젤라, 위키리크스 폭로 파문 역시 중국 인기 검색어 순위 '톱 10'에 이름을 올렸다고 후둥 바이커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