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국가위기관리실 신설… 'NSC 사무처 부활?'

2010-12-21 16:21
국가위기관리센터 확대 개편… 이 대통령 "안보 교육 강화" 지시

이명박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청와대가 국가 비상사태에 대한 초기대응 등 위기관리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기존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수석급 비서관이 실장을 맡는 ‘국가위기관리실’로 확대 개편키로 했다.
 
청와대는 21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청와대 위기관리체계 개선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국가위기관리실은 △위기시 초기대응 지휘와 평시 위기대비체계를 점검하는 ‘국가위기관리비서관실’과 △각종 상황 및 주요 정보 분석을 담당하는 ‘정보분석비서관실’, 그리고 △24시간 상황 모니터링을 전담하는 ‘상황팀’ 등 3개 조직으로 구성되며, 국가위기관리비서관은 현 국가위기관리센터장인 김진형 해군 준장이 맡는다.
 
청와대의 이번 조치는 지난달 23일 북한의 서해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키 위해선 국가위기관리센터를 보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것으로 사실상 현 정부 출범 초 폐지했던 NSC 사무처를 되살린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 참여정부 당시엔 상설기구인 NSC 사무처가 외교·안보분야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왔으나, 이 대통령은 2008년 취임 후 청와대 조직개편을 통해 이를 폐지하고 외교안보수석 산하에 ‘국가위기상황팀’을 설치했다.


그러나 그해 7월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 발생이후 "위기관리 능력이 부실하다"는 비판이 잇따르자 위기상황팀을 ‘국가위기상황센터’로 개편했으며, 올 3월 ‘천안함 사태’ 뒤엔 이를 다시 안보특보 산하의 ‘국가위기관리센터’로 재개편하는 등의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과거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을 기획·조율·결정하고 관련 부처에 지시까지 한 NSC 사무처는 NSC를 대통령자문기구로 규정한 헌법의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신설되는 위기관리실은 NSC 사무처와는 기능과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즉, 외교안보정책의 기획·조정 업무는 기존의 외교안보수석실이 전담하되, 위기 발생시 상황 관리 및 대응조치 업무에 대해선 국가위기관리실이 맡는 것으로 청와대내 외교·안보부서의 기능도 함께 조정된다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외교안보수석실은 외교안보장관회의와 외교안보정책조정회의를, 국가위기관리실은 위기 발생시 소집되는 NSC를 각각 주관하게 된다.


청와대는 이번 주 중 ‘국가안전보장회의 운영 등에 관한 규정’ 개정 등 국가위기관리실 신설에 따른 후속조치에 나설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전날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시된 우리 군의 포 사격 훈련 결과와 북한 군 동향 등을 보고받은 뒤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한 대비책 등을 논의했다고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전했다.
 
또 이 대통령은 앞서 열린 국무회의를 통해선 “국민이 굳게 단합하는 한 어떤 세력도 (우리를) 넘보지 못할 것이다”며 “전 국민의 안보의식을 강화하는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 학교 교육과 민방위 교육 등에도 안보를 반영해 국민의 안보의식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해상 사격훈련이 예정대로 마무리됨에 따라 국방개혁과 안보태세 강화, 그리고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주변국과의 공조 강화 등을 계획대로 추진해나갈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