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지성 기자)현대건설 채권단이 현대그룹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박탈하고 조만간 예비협상대상자인 현대차그룹과의 협상에 나설 전망이다.

채권단은 20일 “현대건설 채권단은 현대그룹과의 현대건설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 해지를 결의와 예비협상대상자인 현대자동차그룹 컨소시엄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부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현대건설은 현대차그룹이 새 주인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현대차그룹 한 관계자는 “준비는 다 돼 있다”고 말해 자신감을 나타냈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향후) 채권단이 법과 입찰 규정에 따라 공정히 처리해 주기 기대한다”고 공식 설명을 냈다.

현대그룹측은 크게 반발하면서 법적 조치를 계속할 계획이다.

현대그룹은 이날 자료를 통해 “대한민국의 법과 정의의 수호자이자 약자의 이익을 보호하는 최후의 보루인 사법부의 공명정대한 판단으로 현대그룹의 배타적 우선협상자의 지위가 재차 확인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채권단 측은 이날 발표와 함께 현대차-현대그룹 간 중재할 용의가 있다는 뜻을 밝혔다. 현대건설은 현대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현대상선 지분 8.3%를 보유하고 있어 현대건설이 현대차로 매각될 시 현대그룹 전체의 경영권도 위협받을 수 있는 상태다.

재계에서는 꼬일대로 꼬여 있는 현대건설 인수전에서 현대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이 모두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경영권 보장을 전제로 현대그룹이 관련 소송을 철회하는 ‘빅딜’을 해법의 하나로 보고 있다.

현대그룹이 채권단과 현대차를 상대로 추가 법적소송을 진행할 경우 현대건설 매각은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대건설 매각이 법적소송까지 이어질 경우 국내 M&A 시장은 급속하게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대타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