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안에 한옥이 있다.
2010-12-19 16:34
사랑방, 대청마루가 아파트 속으로<br/>현대식 편의성과 전통의 美 한번에
경기 평택시 팽성읍 '늘푸른 오스카빌' 아파트 사랑방 모습. 문은 격자 창호 모양이며 바닥은 대청마루 느낌의 나무로 마감됐다. |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최근 우리 전통 문화의 우수성이 다시금 주목 받으면서 주택시장에도 '한옥' 열풍이 불고 있다. 사랑방·대청마루 등 전통 한옥의 아름다움을 현대적 감각에 맞게 되살린 아파트가 선보이면서 수요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평택시 팽성에서 지난 3월 입주를 시작한 '늘푸른 오스카빌'은 전 세대에 한옥형 인테리어가 적용됐다. 189~328㎡ 175가구로 구성된 이 아파트 내부는 '궁(宮)'을 연상시킨다. 거실과 사랑방 천장은 서까래가 드러나도록 설계돼 전통 한옥의 아늑함을 재현했으며 대청마루와 평상마루는 나뭇결이 살아있는 소재로 표현됐다.
현대건설의 인천 검단 힐스테이트4차 아파트 115㎡도 한국적 분위기가 듬뿍 묻어난다. 나무색의 마감재와 거친 느낌의 화강석을 벽면 아트홀로 사용해 전통의 멋을 담았다. 거실 한 쪽에 대청마루 형식의 다실(茶室)이 위치하며 침실의 화장대도 전통 격자무늬로 디자인됐다.
대림산업 상품개발팀 안종섭 과장은 "우리나라 사람이 가장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집을 생각하다보니 한국적인 것이 최고더라"며 "인위적 요소를 지양하고 나무, 흙 같은 원 자재의 느낌을 살리려고 노력한 결과 한옥형 인테리어가 탄생했다"고 말했다.
전통 문화와 아파트의 만남은 대표적인 서민 주택인 '보금자리주택'까지 이어지고 있다.
LH의 한옥형 주택은 한국적인 정서를 느낄 수 있는 전통의 가치를 담았으며 친환경 자재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전통문양 창살과 창호지를 통해 은은하게 들어오는 아침 햇살을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 포인트다.
국민대학교 실내디자인학과 김개천 교수는 "최근 지(知)적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사람들이 한옥에 살면 더 여유있고 멋있어 보인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며 "현대식 공간의 편의성 위에 얹은 환경친화적 웰빙효과, 한옥의 절제미에서 오는 정서적 안정 등이 한옥형 아파트가 관심을 끄는 이유"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