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바이오디젤, ‘매질’보다 투명성 확보가 먼저
2010-12-13 06:00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바이오디젤이 결국 1년 더 면세하도록 정해지면서 관련 업체들이 죽다 살아났다. 기획재정부가 경제성이 낮고 수입원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바이오디젤에 철퇴를 들었다 놓은 셈이다.
그런데 바이오디젤 업체만 매질한다고 일이 제대로 풀릴까? 경제성만따지고 결과만 분석할 게 아니라 이 사업이 얼마나 건전하게 육성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정유사는 해마다 연말이면 입찰을 거쳐 바이오디젤 납품업체를 선정한다. 기자는 면세 연장이 확정된 다음날 각 정유사에 입찰이 이미 진행되고 있는지, 언제 진행되는지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정유사 홍보팀 관계자는 “그런 내용(입찰 진행사항)은 원래 공개하지 않는다”며 “일정은 물론 입찰 결과도 우리측에서 직접 밝힌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 두 군데서 이같은 답변을 들었다.
바이오디젤 입찰이 이처럼 ‘쉬쉬’할 문제인가. 이처럼 불투명하기 때문에 은근슬쩍 정유사의 편법이 생기는 것이다.
실제로 한 정유사는 올해 중순경 입찰 없이 기존 납품업체와 재계약을 진행해 문제가 됐다. “납품업체와 합의된 사항”이라지만 다른 납품업체들은 기회를 박탈당한 것이다. 특히 작년 낮은 가격수준에 입찰했기 때문에 올해 곡물가가 오른 상황에서 재입찰 시 가격이 오를 것을 피하기 위해 재계약을 진행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구매자가 정유4사에 국한돼 있는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바이오디젤 업체들은 늘 불리한 조건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
바이오디젤은 정부가 세제혜택과 R&D지원을 하는 국책사업이다. 다른 육성사업을 밀어내고 특혜를 주고 있는 사업인 것이다. 그럼에도 이처럼 바이오디젤사업이 불투명하게 진행돼야 하는지에 대해 거듭 의문이 생긴다.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