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신상훈·이백순 구속영장
2010-12-09 15:26
(아주경제 김영욱 기자) ‘신한사태’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이중희 부장검사)는 9일 은행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과 이백순 신한은행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8일 이 행장을 재소환해 조사한 데 이어 입원치료 중인 신 사장도 다시 불러 보강조사를 한 뒤 이들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신한은행이 횡령과 배임 혐의로 신 전 사장을 고소했다가 최근 취소에 합의했지만 이번 내분 사태의 심각성 등을 감안할 때 당사자들이 화해한다고 해서 모든게 덮이는 사안은 아니며, 은행 경영진의 고객돈 횡령은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보고 구속 수사키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들의 ‘권력투쟁’으로 신한은행의 대내외 신인도가 크게 떨어졌고, 지금까지 은행에 대한 피해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신 전 사장과 이 행장은 2005∼2009년 이희건 신한금융지주 명예회장의 경영 자문료 15억여원 가운데 수억원을 이 명예회장에게 지급하지 않고 빼돌려 쓴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행장은 빼돌린 자문료를 현금으로 인출해 현 정권의 실세 인사에게 전달했다는 의혹도 제기했으나 검찰 조사에서는 이런 내용을 모두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명예회장의 자문료 횡령 혐의 외에 신 전 사장과 이 행장이 신한은행장을 지내면서 자회사 등과 짜고 거래대금을 부풀려 실제 대금과의 차액을 돌려받아 횡령한 의혹도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신 전 사장이 투모로그룹에 438억원을 부당 대출해 은행에 손해를 끼쳤다는 배임 의혹과 이 행장이 재일교포 주주에게서 받은 기탁금 5억원을 회계처리하지 않고 따로 보관했다는 의혹에 대한 혐의를 인정할지도 조만간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검찰은 이들과 함께 ‘신한 빅3‘로 불리는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불기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