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영희 선생 광주 5.18 묘역서 영면한다
2010-12-05 21:02
리영희 선생 광주 5.18 묘역서 영면한다
5일 타계한 고(故) 리영희 전 한양대 교수가 고인의 유언대로 화장을 거쳐 광주 5·18 민주묘역에서 영면한다.
고인의 장례를 맡은 장례위원회는 이날 '리영희 선생 민주사회장'을 공식 명칭으로 4일간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ㆍ임재경 한겨레신문 부사장ㆍ고은 시인이 공동 장례위원장을 맡고, 정ㆍ관계 인사와 언론계, 진보진영 등 각계 인사 500여명이 장례위원으로 참여한다.
영결식은 8일 오전 진행되며, 수원 연화장에서 화장식을 거쳐 고인의 유해는 광주 국립 5.18 민주묘역에 안장될 예정이다. 이북 출신인 고인은 생전에 가족에게 "화장한 뒤 광주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위원회는 "영결식 장소와 절차 등은 현재 장례위 집행위원회에서 논의중"이라고 전했다.
이날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에는 정·관계를 비롯한 각계의 인사들이 조문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 김두관 경남지사, 민주당 백원우 의원, 정연주 전 KBS 사장,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등 100여명이 빈소를 찾았다. 유인촌 문화관광부 장관, 민주당 천정배최고위원, 이광재 강원도지사 등 정관계 인사와 언론계, 진보진영 인사도 조화를 보내 고인을 추도했다.
빈소를 찾은 각계 인사는 실천적 학자와 언론인으로서 '시대의 스승' 역할을 했던 고인의 삶을 한 목소리로 기렸다.
고은 시인은 고인에게 헌정한 추모시에서 "뼈 마디마디로 진실의 자식이고자 한 사람…, 지식인과 언론의 길을 일평생 몸으로, 글로 가르친 스승. 어둠 속 빛이 저물었다"며 고인을 추도했다.
고인을 소재로 한 소설 '길동무'를 집필하기도 한 소설가 윤정모씨는 "어려운 시대에 왜곡된 정서를 바로잡으려고 애쓰셨던 리 선생은 가장 인간적인 분이기도 했다. 인생의 지표로 삼고 따랐던 첫번째 '사상의 은사'였는데 내 모든 것을 잃은 느낌"이라며 고인의 타계를 안타까워 했다.
오후 3시께 빈소를 찾은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리 선생의 '전환시대의 논리'는 우리 세대 젊은이들에게 세상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갖게 했다"며 "선생은 영원히 추앙받는 21세기 최고의 지성"이라고 말했다.
딸 미정씨는 "아버지는 '가짜'가 아닌, 날 것 그대로 진짜였던 사람"이라며 "스케이트 날 가는 틀을 손수 만들어주셨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