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디부아르 대선 결과 번복..정국 대혼란
2010-12-04 07:36
코트디부아르 대선 결과 번복..정국 대혼란
서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 정국이 대선 파행으로 대혼란에 빠져들었다.
코트디부아르의 최고 법률기구인 헌법위원회는 3일 야당의 승리로 확인된 대선 결과를 번복, 로랑 그바그보 현 대통령을 대선 당선자로 선포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이는 선거관리위원회가 공화당(RDR) 후보인 알라산 와타라 전 총리의 대선 승리를 공표한 지 하루 만에 취해진 조치로, 야당의 거센 반발을 야기하면서 내전 발발의 우려마저 낳고 있다.
선관위는 지난달 28일 실시된 대선 결선투표 개표 결과, 와타라 전 총리가 54.1%의 지지율을 얻어 45.9%에 그친 그바그보 대통령을 꺾고 승리했다고 발표했었다.
그러나 그바그보 대통령의 측근인 폴 야오 은드레 헌법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그바그보 대통령이 51.45%, 와타라 전 총리가 48.55%를 각각 득표했다고 밝히면서 그바그보의 대선 승리를 선언했다.
은드레 위원장은 북부지역 7개 선거구의 개표 결과를 무효 처리했으며, 그에 따라 그바그보 대통령이 과반수를 약간 웃도는 지지율을 얻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히면서 선관위의 당초 발표를 번복했다.
이 7개 선거구는 와타라 전 총리의 우세 지역으로, 그바그보 대통령 측은 이들 선거구에서 선거 부정이 저질러졌다고 주장해 왔다.
이날 헌법위원회의 발표에 앞서 와타라 전 총리 측은 그바그보 대통령이 반란을 꾀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그 경우 내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헌법위원회는 전날 선관위가 개표 결과를 발표한 직후 헌법상 시한이 지났다는 이유를 들어 이를 인정하기를 거부했다.
또 코트디부아르로 통하는 모든 국경이 정부군에 의해 전면 봉쇄됐으며 프랑스를 비롯한 외국 방송사의 뉴스 송출도 차단됐다.
아프리카연합(AU)은 이날 헌법위원회의 발표 직후 성명을 통해 깊은 유감을 표시하면서 당초의 대선 결과를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또 최영진 유엔 코트디부아르 특별대표도 와타라 전 총리의 대선 승리를 재확인하면서 헌법위원회의 대선 결과 번복을 수용하기를 거부했다.
세계 최대의 코코아 생산국인 코트디부아르에서 정국 혼란이 심화됨에 따라 이날 국제 선물시장에서는 코코아 가격이 2%대의 급등세를 나타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