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강용석의 반격, 성공할까
2010-12-30 09:42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신의 아들이라면 이재용 부사장은 신의 손자다.”
지난 1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전체 회의에 출석한 강용석 무소속 의원은 작심한 듯 삼성일가에 대한 맹폭을 퍼부었다.
강 의원은 “나도 믿기지 않지만 이 회장은 정신질환으로 군 면제 판정을 받았고, 승마실력이 수준급이라고 알려진 아들 이 부사장은 허리디스크로 군 면제를 받았다”며 “이 부자는 3대 세습을 획책하기 전에 노블리스 오블리제라는 말부터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이 회장 부자의 군 면제 사실을 들춰냈다.
질문을 받던 박영준 지식경제부 차관은 왜 자신에게 그런 질문을 하는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이었고, 김영환 지경위원장은 “법안과 상관 없는 발언 같다”며 제지했지만 강 의원의 발언은 준비한 모든 질문을 마친 뒤에야 끝났다.
강 의원은 지난 7월 “아나운서는 다 줘야 하는데 괜찮냐”는 등의 발언을 했다는 ‘여대생 성희롱’ 사건으로 한나라당에서 출당처분을 받고 5년간 한나라당에 복당할 수 없게 됐다.
이후 4개월 간 침묵을 지키던 강 의원은 지난 달 23일 국회 복귀를 선언함과 동시에 소속 상임위인 지경위에서 뜬금없이 삼성의 3대 세습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강 의원은 1998년부터 2002년까지 참여연대에서 재벌개혁 운동을 펴며 삼성과 좋지 않은 관계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의 국회 복귀와 삼성에 대한 작심 발언은 그날 연평도 포격에 묻히고 말았고, 삼성을 향한 그의 ‘2차 공격’은 몇몇 언론을 통해 소개되면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그의 발언이 있었던 바로 다음 날인 2일, 그의 사건을 처음 보도한 한 언론은 강 의원에 대한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한 대학생들이 ‘그의 성희롱 발언이 전부 기억난다’는 증언을 했다는 기사를 냈다.
현재 국회 징계위원회에서는 그의 징계안을 두고 6개월 가까이 논의만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일단 강 의원은 논란 없이 조용히 국회로 복귀하는데 성공했다.
성희롱 논란의 무소속 국회의원과 삼성의 싸움, 그 결과는 아직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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