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의 아이러니 “우리가 중고차 시장에선 최고”
2010-11-29 16:22
잔존가치 낮아 중고차 시장선 가격대비 성능 높아
올들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GM대우의 자동차, 중고차 시장에서는 최고 인기를 구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올들어 GM대우는 국내 시장에서 현대·기아차는 물론 르노삼성에마저 각 차급별 경쟁에서 밀렸다.
최근 준대형 세단 ‘알페온’을 시작으로 되살아나는 기미가 보이지만 아직 실제 ‘숫자’로 보여주는 건 내년을 기약해야 할 전망이다.
지난 10월만 봐도 많게는 1만대 이상, 적어도 5000대 이상 판매된 타사 중형차에 비해 GM대우는 토스카를 단 340대 밖에 팔지 못했다.
준중형 라세티 프리미어도 월 2500대에 가까운 판매고를 올렸지만 2만대를 팔아치운 현대 아반떼와 3000~4000대를 판매한 르노삼성 SM3, 기아 포르테에 비하면 열세였다.
하지만 이는 중고차 시장에서는 정반대가 된다.
29일 중고차사이트 카즈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GM대우의 라세티 프리미어와 토스카는 각각 중고차 검색순위 10, 14위(25일 기준)를 기록했다.
모델 수가 셀 수 없이 많은 중고차 시장에서 이 정도면 선전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윈스톰도 30위 안에 랭크 됐다.
이처럼 중고차 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는 아이러니 하게도 신차가 인기 없기 때문이다.
카즈 관계자는 “GM대우는 중고차 가격이 떨어지는 속도인 감가율이 타 브랜드에 비해 빠른 편이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불편한 진실이지만, 중고차 구매자에게는 낮은 가격에 상태가 좋은 차를 살 수 있는 매력적인 요소”라고 설명했다.
실제 2008년식 중고차의 11월 판매가격을 보면 NF쏘나타와 뉴 SM5는 신차에 비해 중고차 가격이 각각 24%, 23% 낮아진 데 반해, 토스카는 31% 이보다 많은 31%의 감가율을 보였다.
다른 차종도 마찬가지였다. 라세티 프리미어는 경쟁 모델에 비해 12~19%, 윈스톰은 5~7% 감가율이 높았다. 마티즈도 기아차 모닝에 비해 5% 높은 감가율을 보였다.
가격만 싼 게 아니다.
카즈 관계자는 “또 하나의 인기 요인은 입소문을 타고 퍼진 성능”이라며 “신차 시장에서는 그늘에 가렸지만 토스카와 라세티 프리미어는 경쟁 모델에 비해 소비자 만족도가 높다는 건 유명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내년에는 각 차종의 후속 모델을 포함 국산차 중 가장 많은 7개 차종의 신차가 예고돼 있어 중고차 시장의 인기가 신차 시장에도 옮겨갈 수 있을 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