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훈련 1일차…연평도 전역 긴장 고조
한미연합훈련 첫날인 28일 아침 연평도 전역에는 무거운 적막이 깔렸다.
이날 연평도에 남은 주민 28명은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조차 두려운 듯 대부분 자택에 틀어박힌 채 바깥 출입을 삼갔다.
인적 없는 마을에서는 주인 잃고 굶주린 개들마저 모습을 감췄고 간간이 보이는 것은 거리를 순회하는 경찰 순찰차와 내외신 기자들뿐이었다.
잔류주민 둥 최고령자인 신유택(71) 할아버지는 "오늘은 아내와 조용히 집에만 있을 예정이다. 일단 오늘만 무사히 지나면 별다른 일 없이 다 끝날 것 같아 조바심이 난다"고 했다.
한 면사무소 직원은 걱정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런 거 없다"면서도 수심 가득한 얼굴로 황급히 자리를 피했다.
마을 곳곳 대피소에는 긴급구호물품 박스와 전투식량, 식수, 담요, 손전등 등 물자가 채워졌고, 어제까지 끊겨있던 전력공급도 재개됐다.
바닷가 한 민가 마당 한 구석에 숨겨진 한 대피소에는 여기에 더해 바깥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라디오와 TV, 위성방송 수신기까지 설치됐다.
특히 북한의 연평도 포격 당시 집중적인 타격을 당했던 해병 연평부대 포 7중대는 이날 아침 긴장의 강도가 더욱 높았다.
오전 8시께 인근 3층 건물에서 들여다 본 기지 안의 모든 K-9 자주포는 포상내 은폐물에 몸을 숨긴 채 낮은 엔진음을 흘렸고, 전투복장을 갖춘 병사들은 장비 점검에 여념이 없었다.
지역내 관공서와 주요 시설 관계자들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한전 연평도발전소는 이날부터 인원을 A, B 두 조로 나눠 한 조는 발전소, 다른 조는 대피소에서 대기하기로 했다.
발전소 관계자는 "전기가 끊기면 섬의 모든 기능이 마비되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대피소에 남은 직원들이 나서 대처할 수 있도록 했다. 내년 증설을 위해 이동식 발전기 몇 대를 가져왔는데 이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연평파출소는 이날 새벽부터 주요 도로 곳곳을 순회하며 순찰활동을 한층 강화했고, 면사무소 직원들은 하루종일 정상 근무하며 주민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혹여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니 섬에 남은 주민과 공무원, 복구인력들은 가능한 바깥 출입을 자제하고 대피소의 위치를 미리 숙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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