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이라크전쟁 반대했었다" - 슈피겔
(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의 주장과는 달리 독일이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전 미국의 전쟁 주장에 강하게 반대했음을 보여주는 기밀문서가 확인됐다고 독일 시사주간 슈피겔이 26일 보도했다.
슈피겔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 수주일 전인 2003년 2월 워싱턴을 방문한 클라우스 샤리오트 당시 독일 외무차관이 콘돌리자 라이스 당시 미국 국가안보보관과 1시간30분 동안 이 문제를 놓고 격렬하게 논쟁했던 내용을 담은 문서를 입수했다면서 샤리오트 차관의 전쟁 불가론에도 라이스는 '완고하고 비타협적인' 입장을 고수했다고 전했다.
당시 샤리오트가 "이라크 전쟁의 정치적 비용이 정치적 이득보다 훨씬 크다"고 지적하자 라이스는 2차 세계대전 후 독일처럼 이라크도 전쟁 후 '재건의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샤리오트는 이라크에서 신속하게 민주체제를 세우는 것이 쉽지 않다고 반박했다.
독일은 또 이라크 전쟁이 일어나면 실제 수혜자는 이란이 될 것이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해결도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샤리오트는 "이슬람 엘리트와 청소년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 중요한데, 이것은 전쟁을 통해서는 불가능한 것"이라면서 전쟁을 하면 오히려 "이슬람 근본주의와 테러리즘의 홍수"를 유발할 위험이 훨씬 커진다고 경고했다.
슈피겔은 당시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와 요시카 피셔 외무장관이 전쟁을 막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고 유엔 안보리에서도 프랑스, 러시아와 함께 당시 비상임이사국이었던 독일 등이 힘을 합쳐 전쟁에 반대했으나 부시는 2003년 3월20일 끝내 유엔의 지지도 받지 못한 채 전쟁을 일으켰고 결국 "이것은 베트남전 이후 미국 최대의 외교적 재앙이 됐다"고 평가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달 초 시판한 자서전 `결정의 순간들(Decision Points)'에서 이라크 전쟁을 지지했던 슈뢰더 전 총리가 재선에 도전한 이후 공개적으로 이라크전을 비난했다면서 이 때문에 그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고 주장했다가 독일 측의 강한 반발을 샀다.
슈뢰더 총리 재임 당시 독일 정부 대변인을 지낸 우베-카르슈텐 헤예는 "가장 중요한 나라인 (미국의) 대통령의 지적 능력이 이례적으로 낮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세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몰랐던 그와 의사소통하는 것이 힘들었다"고 혹평했다.
슈뢰더 전 총리도 성명을 통해 자신은 이라크가 9.11 테러 용의자들을 보호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될 경우 미국의 편에 서겠다고 했다면서 "부시 전 대통령이 진실을 말하고 있지 않다"고 비난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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