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중앙銀, 통화정책 내홍 심각

2010-11-26 09:31

(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영국 중앙은행인 뱅크 오브 잉글랜드(BOE)의 메르빈 킹 총재가 지난 5월 선거 직후 보수당 연립정권의 재정 감축안을 신속하게 승인하는 조치를 취함으로써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저해했다는 비판이 내부에서 나와 귀추가 주목된다.

미국 경제학자로 BOE 통화정책위원인 애덤 포센은 25일(이하 현지시각) 영국 의회에 출석해 "본인을 포함해 최소한 2명의 BOE 통화정책위원은 지난 5월분 BOE 인플레 보고서의 일부 수위와 킹 총재가 지난 5월 12일 코멘트한 내용이 과도하게 정치적인 것으로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저해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지난 5월 6일의 총선에서 노동당 13년 집권을 끝내고 등장한 보수-자민당 연정은 대대적인 재정 감축을 신속하게 추진하자는데 반해 노동당은 경기 회생을 감안해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이런 민감한 상황에서 중앙은행 총재가 이례적으로 정부 정책을 지지하는 발언을 한 것이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저해했다는 비판이 앞서 제기됐다. 특히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위원이 이처럼 노골적으로 공개 비판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BOE의 5월분 인플레 보고서도 "중기적으로 획기적인 재정 감축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촉구하면서 따라서 "지난 3월 입안된 재정안보다 '더 빠르게' 감축이 이뤄질 필요가 있을지 모른다"고 언급했다. 킹 총재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재정(적자 감축) 문제가 조속히 다뤄지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킹은 25일 의회에 출석해 경제 활동의 추이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정책을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고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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