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긴축재정안 발표...4년간 150억 유로 긴축

2010-11-25 13:51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아일랜드가 세수를 늘리고 재정지출을 20% 가량 줄여 오는 2014년까지 150억 유로의 재정을 감축하기로 했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브라이언 카우언 아일랜드 총리는 이날 하원에서 올해 60억 유로 등 향후 4년간 150억 유로의 지출을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한 긴축 재정안을 보고했다.

그는 "이번 긴축 재정은 국민들에게 신뢰를 심어주고 미래를 위한 희망을 가져다 줄 것"이라며 "우리가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으면 내년 중반부터 복지, 의료, 교육 부문의 재정을 충당할 수 없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아일랜드 정부는 이번 긴축안을 통해 2014년 말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유럽연합(EU) 권고치인 3% 이내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이을 위해 우선 향후 4년간 재정감축을 통해 100억 유로의 예산을 줄이기로 했다. 감축 대상에는 복지예산 28억 유로와 보건ㆍ교육ㆍ농업ㆍ국방ㆍ법무 관련 예산 30억 유로 등이 포함됐다.

또 공무원 일자리를 2만4750개 줄이고 신규 공무원 임금과 연금을 각각 10%, 4% 삭감해 모두 12억 유로를 절감할 계획이다.

총 재정 감축 목표액 가운데 50억 유로는 세수를 늘려 충당할 계획이다. 소득세수를 19억 유로 늘리기로 한 게 대표적이다. 여기에 부가가치세율 등을 인상하고 저소득층 대상의 세금감면 혜택도 축소할 방침이다. 현재 무료인 수도 요금을 신설하는 방안 등도 긴축안에 포함됐다.

다만 다른 유럽연합(EU) 회원국들로부터 세율 인상 요구를 받았던 법인세의 세율(12.5%)은 고수하기로 했다.

아일랜드 정부는 강도 높은 긴축 속에서도 향후 4년간 매년 평균 2.7%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긴축안에 대한 반발이 커 이를 실행하는 데는 상당한 진통이 따를 전망이다. 특히 내년 예산안은 다음달 7일 예정된 의회를 통과해야 하지만 야당의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또 1998년 말 금융위기 이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시달려온 국민들 사이에 정부에 대한 불신도 높아지고 있어 향후 총파업 등의 저항이 예상되고 있다.

앞서 카우언 총리는 지난 22일 정치권의 사임 요구가 잇따르자 긴축재정안을 의회에서 처리한 뒤 내년 1월 하원을 해산해 유권자의 심판을 받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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