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익, 국내 두번째 개인전

2010-11-25 07:53

서상익(33)은 이제 막 자신의 작품 세계를 펼쳐나가기 시작한 젊은 작가지만 벌써 대형 화랑의 '러브콜'을 받는다.

삼성동 인터알리아 아트 스페이스에서 열리는 그의 두 번째 개인전 '서커스'는 아직 개인전 경력이 단 한 번뿐인 작가가 왜 그런 대접을 받는지 짐작케 하는 자리다.

10여 점이 출품된 이번 작은 전시는 뉴욕현대미술관이나 퐁피두 미술관, 루브르 박물관 등 미술관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에 주목한 '미술관 시리즈'가 중심이다.

그저 검게 칠한 그림 앞에는 구름처럼 몰려든 군중이 저마다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고 그림 바로 앞에서는 광대 복장을 한 원숭이 한 마리가 사람들을 보며 낄낄댄다.

루브르박물관에서 방탄유리로 둘러싸여 잘 보이지도 않는 '모나리자' 앞에 몰린 사람들을 보며 구상한 작품 '페인트 잇 블랙'(Play it Black)으로, 작가는 "저 사람들이 과연 모나리자의 예술적 가치에 공감하며 매달리는 것일까"를 물으며 모나리자를 검게 칠한 그림으로 대체해도 별로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답을 내놓는다.

현대미술을 대하는 태도를 이야기한 '미술관 시리즈' 외에도 작가는 일상 속 한 장면에 상상력과 유머를 버무려 개인사부터 사회구조에 이르기까지 현실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낸다.

출발선상에 있다고 할 작가는 앞으로의 작업에 대해 25일 "'그림은 이래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자유롭게 작업하고 싶다"고 말했다.

"제 작업은 이렇다 할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기도 어렵고 묶고 싶은 생각도 없어요. 남들은 제 아이덴터티를 구축하라고 하는데 전 기본적으로 재미가 없으면 그림을 못 그려요. 제게 그림은 그리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며 만들어갈 수 있는 공간 같은 것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제 작업에 대해 '큰 낙서'라고 이야기하곤 하죠."
 
전시는 26일 시작해 12월10일까지 이어진다. ☎02-3479-0114./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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