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모금회 쇄신안 마련 '난항'

2010-11-23 13:47

공금 유용 등 직원들의 각종 비리 파문에 휩싸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23일 개혁 쇄신안을 내놓지 못했다.

공동모금회는 애초 이날 오전 비공개로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어 쇄신안을 논의하고 이를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25일 오전 다시 비대위를 개최해 쇄신안 등을 재논의하기로 했다.

이날 비대위에서는 쇄신안으로 모금예산과 배분내역, 운영상황 등을 인터넷으로 상시 공개해 투명성을 강화하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외부 견제기구로 국민참여청렴위원회 등을 구성해 감시체제를 가동하고 공금 횡령 등 중징계 사유가 한 번만 적발돼도 해임하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쇄신안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비대위는 이날 약 3시간 동안 다양한 쇄신안을 검토하고도 발표를 연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모금회 관계자는 "오늘 논의한 결과보다 더 강력하고 발전적인 쇄신안이 필요하다고 보고 발표를 연기하게 됐다"며 "더 심도 있게 논의해 누가 보더라도 이해할 수 있는 바람직한 쇄신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 연기 배경을 설명했다.

비대위가 쇄신안 발표를 연기한 것은 모금회 부정 파문에 대한 국민의 충격과 분노가 예상보다 훨씬 크다고 인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모금회가 직원의 공금 유용과 채용 비리, 방만한 운영 등 총체적인 문제점을 드러냈다는 보건복지부의 감사 결과가 발표되고서 22일에는 모금회에 항의전화가 빗발치는 등 비난 여론이 비등해 업무가 마비되다시피 했다.

우리복지시민연합과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등 시민단체도 가세해 "모금회와 지회의 뼈를 깎는 자성과 쇄신을 요구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내는 등 근본적인 개혁을 주문하고 나섰다.

일각에서는 모금회 일부 직원의 비리가 불거진 지 1개월이 지나도록 쇄신안이 마련되지 않은 것을 두고 '눈치 보기를 하는 게 아니냐'는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다.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는 "모든 운영 과정과 체제를 투명한 공개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나눔운동의 사회적 관심을 불러 일으킬 획기적 대책을 요구한다"며 대대적인 쇄신안을 주문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