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물살 타는 ‘청목회’ 수사...C&그룹 정관계 로비 수사는 ‘답보’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검찰이 정치권을 향한 대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는 가운데, 청원경찰 입법로비 수사가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번주부터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로부터 고액의 후원금이나 현금을 건네받은 의원들이 검찰에 잇따라 소환될 예정이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반면 C&그룹 정·관계 로비수사는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태철)는 22일 청목회로부터 불법 후원금을 받은 의원들에게 소환 일정을 개별 통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오늘부터 차례대로 소환 통보가 갈 것”이라며 “구체적인 일정은 의원마다 조율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민주당 최규식 의원 등 청목회로부터 1000만원 이상의 후원금을 받거나 현금과 청목회 회원 명단을 함께 건네받은 6명의 의원들을 소환할 방침이다.
검찰은 특히 청원경찰법 개정안 통과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거나 현금으로 뭉칫돈을 건네받은 의원 등 처벌대상 선정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의원 11명을 전부 부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의원들을 소환해 후원금 수수와 청원경찰법 개정안 통과 사이의 관련성을 조사한 뒤 지난 15일 구속 기소된 청목회 간부들에게 뇌물 혐의를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C&그룹 비리를 캐고 있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김홍일 검사장)는 지난달 21일 C&그룹을 압수수색하면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정관계 및 금융계 로비 의혹을 제대로 파헤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 9일 구속 기소된 임병석 그룹 회장은 기소된 이후 검찰 조사에 응하지 않으면서 수사 속도가 더욱 떨어진 상태다.
검찰은 이에 따라 임 회장의 ‘입’에 의존하는 수사에서 확실한 증거자료 확보 쪽으로 수사 방향을 틀었다. 임 회장 주변 관계자들을 상대로 강도 높은 수사를 이어가겠다는 계산이었다. 검찰은 최근 C&그룹의 자금업무를 담당한 정모 전 그룹 재무총괄사장(CFO)이 임 회장의 비자금 및 로비의혹을 밝혀줄 핵심인사로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이 기각하면서 수사 진행에 일정부분 타격을 입게 됐다.
검찰은 그럼에도 C&그룹 계열사로부터 정 전 사장이 챙긴 40억여원의 대출알선 수수료 중 일부가 금융권에 건네진 로비자금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자금의 사용처와 출처를 추적하고 있다. 또 그가 임 회장의 지시로 2007년 C&중공업이 발행한 3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 상환을 막기 위해 주가조작에 관여했는지도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 관계자는 “임 회장이 정관계 로비 등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에 수사에 부담을 주고 있다”면서도 “주변 인물을 중심으로 확실한 로비 증거를 파악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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