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대출금리 '요지부동'… 약발 떨어진 한은 통화정책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한국은행이 4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상에 나섰지만 예금 및 대출금리는 요지부동이다. 시장에 미치는 '약발'이 현저히 떨어진 모습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최고금리(1년제)는 연 3%대 중반을 유지하고 있다.
국민은행 '슈퍼 정기예금' 3.40%, 우리은행 '키위 정기예금' 3.45%, 신한은행 '월 복리 정기예금' 3.55%, 하나은행 '3.6.9 정기예금' 3.60% 등이다.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4.1%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실질금리는 마이너스 수준이다.
지난 7월 한은이 17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을 때 같은 상품의 금리는 3.70~4.00%였다. 기준금리가 올라도 예금금리는 오히려 떨어진 셈이다.
대출금리도 소폭 올랐다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국민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동 대출금리는 3.76~5.16%로 지난 7월과 같은 수준이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4개월 동안 0.16%포인트 가량 올랐다가 최근에는 다시 7월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 들어 기준금리가 두 차례에 걸쳐 0.50%포인트 인상됐지만 시중금리는 답보를 거듭하고 있는 모양새다. 물가상승률만 2.6%에서 4.1%로 1.5%포인트 가량 뛰었다.
국외에서 유동성이 꾸준히 공급되고 있는 데다 장기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한은의 통화정책 효과가 약화됐기 때문이다.
통화정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가계의 이자수입은 줄고, 대출 이자비용은 늘었다. 저금리 기조로 대출액이 증가한 탓이다.
통계청 자료를 살펴보면 도시 근로자 가구의 재산소득(이자소득) 실질 증가율은 올 1분기 3.2%에서 3분기 -32.2%로 급락했다. 반면 이자비용 증가율은 13.9%에서 10.9%로 변동폭이 크지 않았다.
한은 관계자는 "금리가 좀처럼 오르지 않으면서 단기 예금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며 "연말 단기 예금 만기가 집중돼 있어 금융권 자금 흐름이 불안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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