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한권에 담은 지식의 역사...지식의 역사 출간

2010-11-10 09:21

"잉카의 경우에는 아스테카처럼 막대한 수의 인신 공양을 정기적으로 바치지는 않았지만 황제가 사망할 경우에는 그에 못지않은 막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했다. 수백 명의 처녀들을 약물에 취하게 해서 목을 벤 다음 죽은 지배자와 함께 묻었기 때문이다."

"갈릴레오가 망원경으로 처음 관측한 대상은 바로 달이었다. 놀랍게도 그는 달의 표면이 매끄럽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무척이나 충격적이었다. 그 이전까지만 해도 달은 당연히 전적으로 순정한 물질로 만들어졌을 것이라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앞으로 10년, 또는 20년 사이에는 새로운 종류의 컴퓨터가 시장에 나올지도 모른다. 이른바 반려 컴퓨터(companion computer)라고 부르는 것이니 오늘날의 개인용 컴퓨터와는 다른 것이다.(중략) 아주 작고 휴대가 간편할 것이다. 어쩌면 귀에 끼고 다니면 다른 사람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 경고와 밀어를 속삭여 줄지도 모른다."

신간 '지식의 역사'(갈라파고스 펴냄)에 나오는 내용들이다.
924쪽에 이르는 이 책은 거의 백과사전 급이다.

예수, 붓다, 공자, 레오나르도 다빈치, 셰익스피어, 갈릴레오, 아인슈타인, 피카소 등 역사에 커다란 업적을 남긴 인물들의 이야기부터 동서양의 사상, 인류의 진보를 가능케 한 주요 이론과 개념, 그리고 100년 후에 대한 전망까지 망라돼 있다.
저자는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의 편집자를 지낸 찰스 밴 도렌.

65세 때인 1991년에 발표한 이 책에서 저자는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편집자로서 쌓은 내공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그는 '지식이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고대에서 현대까지 지식이 어떻게 탄생해 발전해 왔는지 지식의 형성과정을 책 한 권에 밀도 높게 놓여 넣었다.

저자는 특히 지식의 다양한 분야 가운데 철학과 과학에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탈레스를 시작으로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아퀴나스, 데카르트 등으로 이어지는 서양 철학사와 고대 그리스의 원자론부터 아인슈타인까지 과학 기술의 발전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그러나 콜럼버스에 대해 "성자에 약간 모자라는 정도의 마음과 의지의 순수함을 지닌 사람이 있을 수 있다면 콜럼버스야말로 바로 그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고 극찬하는 등 서양 중심적인 시각을 드러내기도 한다.

박중서 옮김. 924쪽. 3만5천원.

/기사=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