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목회 풍랑'에 예산안 좌초

2010-11-08 17:31
9개 상임위서 여야 검찰수사 공방만

검찰의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 입법로비 의혹 수사가 여의도 정치권을 정조준한 가운데, 새해 예산안과 주요 법안 심사 등 정기국회 의사일정에 극심한 차질이 예고되고 있다.

지난 5일 벌어진 여야 현역의원 11명의 후원회 사무실 등에 대한 전격적인 압수수색을 놓고 검찰과 정치권이 정면충돌 양상을 빚으면서 정국이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격랑 속에 빠져들고 있는 것.

국회는 8일 법제사법위와 행정안전위, 정무위 등 9개 상임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었으나, 민주당 등 야당들의 예산안 심의 ‘보이콧’ 방침에 따라 정상적인 의사일정을 따르지 못한 채 검찰수사를 둘러싼 여야 간 공방으로 공전을 거듭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을 비롯한 야 5당은 원내대표 회담을 통해 검찰의 ‘청목회 로비’ 수사에 맞서 청와대의 ‘대포폰(명의도용 휴대전화)’ 지급사실이 드러난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사찰사건과 이른바 ‘스폰서 검사’·‘그랜저 검사’ 등 검찰 관련 비리에 대한 국정조사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다른 야당들과 힘을 합쳐 이명박 정권의 공안통치와 입법권 침해를 저지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전면적 정당연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검찰이 의원 사무실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한 건 유감이다”면서도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예산국회 등을 앞두고 정치권이 신중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그러나 이날 박희태 국회의장과 김무성 한나라당, 박지원 원내대표의 오찬 회동에서도 향후 정국 운영에 대한 별다른 해법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관계자는 “그러잖아도 4대강 사업 예산이나 기업형슈퍼마켓(SSM) 규제 법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과 아랍에미리트(UAE) 파병동의안 처리 문제 등 여야간 쟁점이 수두룩한 가운데 검찰발(發) 압수수색 사태까지 터졌다”면서 “당분간 국회는 공전 상황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용석 기자 ys4174@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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