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2월 인사 ‘호남’ 배려 이뤄지나

2010-11-08 15:17

-김용철 폭로 이후 사장 승진자 25명 중 호남 출신 ‘0명’
-최근 호남 화해무드, 인사반영 여부 관심

 
   
 
 
 
대표적 호남출신 최고경영자(CEO)였던 배정충 삼성생명 부회장과 고홍식 삼성석유화학 사장마저도 지난해 1월 인사에서 실무에서 물러나 상담역으로 밀려났다. 상담역은 비상근직으로 삼성 임원급 이상이 은퇴하면 일정기간 급여를 보장하는 명예직이다.

지난해 12월 인사에서도 부사장 이상 승진자 52명 가운데 호남 인사는 전남 순천 출신으로 전주고를 졸업한 곽상용 삼성생명 부사장이 유일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 안팎에서는 지난 2007년 10월 김용철 전 삼성그룹 법무팀장의 삼성비자금 폭로 이후 '호남 출신배제론'이 현실화된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로 삼성 계열사 간부급 인사는 “임원급 인사에서도 호남 출신이 상대적으로 소외받고 있다”며 “사장단 이하 인사는 자세한 통계가 없지만 주변을 살펴보면 대부분 호남 출신은 승진 조건을 갖추고도 임원인사에서 물을 먹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지난 2년간 사장단 인사에서 대구·경북 출신은 8명(32%)에 달했다. 부산.경남 인사 역시 8명으로 영남 출신이 전체 승진자의 64%에 달했다. 아울러 서울·경기와 충북, 충남, 강원 출신 역시 사장단 인사에 이름을 올렸다.
 
제주도와 호남 출신만이 최근 3년간 사장단 인사에서 제외됐지만 제주도 인구가 56만명이고, 광주.전남.전북 인구가 540만명임을 감안하면 단순 비교는 어려워 보인다. 여기에 삼성물산 회장, 삼성그룹 비서실장을 역임하며 삼성의 대표 경영자로 꼽히는 현명관 삼성물산 상임고문은 제주 출신이다.
 
삼성의 대표기업인 삼성전자 역시 사업부장급 이상 고위 경영진 23명 가운데 유독 호남 출신은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최근 삼성전자가 광주에 위치한 생활가전 생산기지인 광주삼성을 합병하고, 이 지역에 정밀금형개발센터를 준공하는 등 친(親) 호남 행보를 보이면서 이번 인사에서는 호남 출신 인사에 대한 중용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것으로 보인다. 금형센터 준공 이전까지 삼성전자는 광주삼성 외에는 호남지역에 이렇다 할 투자가 없었다.
                                                   
이와 관련 한 재계 인사는 “삼성은 그룹 출범 기반이 경북이고 창업주인 고 이병철 선대회장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도 경북 출신이기 때문에 인력 풀 면에서도 영남 출신이 많고 호남 비중은 적을 수 밖에 없었다”며 “이는 영남을 기반으로 기업들도 비슷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글로벌 기업인 삼성이 굳이 임원 한명의 내부 고발로 인해 그 지역 인사에 대한 차별을 뒀다는 것은 확대해석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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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하늘·조영빈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젊은 조직’ 선언 이후 삼성은 물론 국내 대기업의 ‘세대교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삼성그룹 연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호남지역 출신 사장단이 철저히 배제되던 최근의 관례가 과연 깨질지 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8일 본지가 취재한 결과 지난 3년간 삼성이 총 25명의 사장·부회장 승진 인사를 단행했으나 유독 호남 출신 인사들은 승진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출생지역은 물론 출신 고등학교가 호남 지역인 인사는 단 한명도 포함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