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돌발변수로 G20 안개속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를 불과 3일 앞둔 8일 현재 환율문제가 다시 안개속으로 들어서는 양상이다. 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총재들이 지난달 경주에서 어렵사리 환율전쟁을 봉합하는가 했더니, 정작 미국과 일본이 연이어 자국통화의 가치를 낮추는 긴급조치를 내놓으면서 참가국 정상들의 머릿속이 더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 G20 정상회의 난제해결은
G20 정상회의에서 세계무역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구체적인 합의 방안을 준비중이지만, 그 해법은 만만치 않다.
합의안의 윤곽은 개별국가의 경상수지 적자나 흑자를 국내총생산(GDP)의 ±4% 이내로 관리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것이다. 나아가 경상수지 불균형 조기 경보체계(Early Warning System)를 구축하는 방안까지 서울액션플랜에 담는 것을 논의 중이다. 이 방안은 IMF (국제통화기금)가 주도하고 있다. 자칫하면 이 조항은 방향성만 선언하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내년 프랑스에서 열릴 예정인 제6차 G20 정상회의로 넘어갈 공산도 있다.
현재 독일을 제외하고는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에 어느정도 동의하고 있다. 작년말 현재 독일의 경상수지 흑자 비율은 4.9%로 G20가운데 중국(6.0%), 한국(5.1%)다음으로 높다. 중국과 일본은 ‘찬성’또는 ‘소극적동의’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현재 의장국인 한국과 미국이 독일을 상대로 설득 작업중 이다.
그런데 갑작스레 돌발변수가 나타났다. 미국이 지난 4일 발표한 6000억달러(약600조원)규모의 경기부양책에 대해 중국과 독일, 브라질이 반발하고 나서 새로운 긴장국면이 시작되고 있다. 이를테면 미국이 달러화 약세를 통해 환율 갈등을 증폭시킨다는 것이다. 6000억달러 규모의 양적완화에 핏대를 세우는 셈이다. 양적완화(量的緩和)란 금리를 더 이상 내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경기부양을 도모코자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 시중에 푸는 조치다.
당장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대통령이 “환율문제와 싸우기 위해 서울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과 중국사이의 환율전쟁(Currency War)이 브라질의 수출을 위협하고 있는 만큼 대응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측 실무교섭대표인 추이텐카이(崔天凱)외교부 부부장도 “미국은 국제거래를 주도하는 기축통화(基軸通貨)의 발행국가로서 책임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비판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재무장관은 “미국의 조치는 세계적으로 문제를 유발하리라고 본다“면서 이번조치를 비판적 방식으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물론 연이은 반발이 자국통화의 환율을 방어하려는 심산에서 나온 고도로 계산된 구두(口頭)개입이란 분석도 있지만 일본은 당장 다급해졌다. 일본은 이튿날인 5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금융자산 매입기금 5조엔을 동원, 국채를 매입했다. 엔화공급을 늘려 엔화가치를 떨어뜨리기로 결정한 것이다. 미국달러화 약세에 맞서 같은 양적완화 조치를 취했다. 미국의 환율변동에 취약한 멕시코는 물론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싱가포르 같은 신흥개발국가들도 위협요인이라고 항변하고 나섰다.
G20 정상회의 11일 개막을 불과 3일 앞둔 시점에서 경상수지 가이드라인, 미국과 일본의 양적완화, 환율문제를 놓고 선진국과 신흥개발국, 경상수지 흑자국과 적자국간에 주판알 튕기기가 숨가쁘게 이루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결국 G20 정상회의 성패는 양적완화를 발표한 미국과 이에 맞불을 놓는 일본, 그리고 무역전쟁의 진원지인 중국이 어떠한 스탠스를 보이는 지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4일 금리동결을 선언한 영국과 프랑스는 일단 관망세다. 물론 지구촌 외교의 특성상 막판 벼랑끝 타결도 가능하다. 세계경제의 회복과 신뢰제고가 그 어느때보다 시급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명박 대통령이 오는 11일 예정에 없던 룰라 브라질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것도 ‘D-3'의 긴박성을 반증한다. G20 정상회의의 한국 리더십이 이제 막판 시험대에 올라선 형국이다. 오는 10일 러시아와 호주,11일 미국과 중국,독일,영국은 물론 12일 프랑스로 이어지는 정상회담에서 이명박대통령의 외교력이 빛을 발하게 될지 60억 지구촌 가족의 눈과 귀가 서울로 쏠리고 있다.
◇ G20 탄생과 과제는
G20 정상회의 공식멤버는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한국,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아르헨티나, 브라질, 멕시코, 러시아, 터키,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19개국 정상에 유럽연합(EU)대표를 포함, 20개 정상이다. 여기에 IMF(국제통화기금)와 세계은행(WB)총재, 유엔사무총장, WTO(세계무역기구)대표가 참석한다. 옵서버로는 아프리카연합 의장국인 말라위와 에티오피아, 베트남, 싱가포르에다가 앞선 4차례 G20 정상회의에 모두 초청된 스페인이 참석한다. 의장국인 한국은 의제를 설정하고 옵서버를 초청할 수 있다.
G20 정상회의는 2008년 초유의 글로벌금융위기로 미국 주도의 국제금융질서가 무너지자 글로벌 경제 붕괴의 안전판으로 탄생했다. 지난 2008년 11월 조지 부시 당시 미국대통령이 워싱턴에 G20 정상들을 급거 불러모은 이래, 2009년 4월 런던, 9월 피츠버그에서 G20 정상회의가 열렸다. 올해에는 6월에 캐나다에서 개최돼 오는 11, 12일 서울에서는 제5차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셈이다.
G20 정상회의의 단초는 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총재회의. 1999년 아시아금융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열렸다. 9년만에 국가정상회의로 격상된 셈이다.세계인구의 3분의2, 세계전체 총생산의 90%, 전체무역량의 80%(EU 역내교역 포함)를 차지하는 ‘지구촌 총수회의’라고 불릴 만 하다.
당초 G7은 세계경제를 주도해온 선진 6개국(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일본)재무장관회의에 1976년 캐나다가 초청돼 탄생했다. 재무장관회의가 국가정상회의로 이어졌다. 여기에 러시아가 개최국이나 의장국이 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들어와 G8 정상회담으로까지 발전했다. 한때는 영국과 프랑스가 중국과 인도, 브라질,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옵서버로 초청하면서 G8+5, 즉 G13이 등장하기도 했다. 아무튼 경제분야에서는 G7이나 G8, G13의 시대가 저물고 G20시대가 열린 셈이다.
갑작스런 돌발변수로 G20 안개속
- G20 국가의 국기와 사진(그래픽) ; 연합참조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를 불과 3일 앞둔 8일 현재 환율문제가 다시 안개속으로 들어서는 양상이다. 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총재들이 지난달 경주에서 어렵사리 환율전쟁을 봉합하는가 했더니, 정작 미국과 일본이 연이어 자국통화의 가치를 낮추는 긴급조치를 내놓으면서 참가국 정상들의 머릿속이 더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 G20 정상회의 난제해결은
G20 정상회의에서 세계무역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구체적인 합의 방안을 준비중이지만, 그 해법은 만만치 않다.
합의안의 윤곽은 개별국가의 경상수지 적자나 흑자를 국내총생산(GDP)의 ±4% 이내로 관리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것이다. 나아가 경상수지 불균형 조기 경보체계(Early Warning System)를 구축하는 방안까지 서울액션플랜에 담는 것을 논의 중이다. 이 방안은 IMF (국제통화기금)가 주도하고 있다. 자칫하면 이 조항은 방향성만 선언하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내년 프랑스에서 열릴 예정인 제6차 G20 정상회의로 넘어갈 공산도 있다.
현재 독일을 제외하고는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에 어느정도 동의하고 있다. 작년말 현재 독일의 경상수지 흑자 비율은 4.9%로 G20가운데 중국(6.0%), 한국(5.1%)다음으로 높다. 중국과 일본은 ‘찬성’또는 ‘소극적동의’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현재 의장국인 한국과 미국이 독일을 상대로 설득 작업중 이다.
그런데 갑작스레 돌발변수가 나타났다. 미국이 지난 4일 발표한 6000억달러(약600조원)규모의 경기부양책에 대해 중국과 독일, 브라질이 반발하고 나서 새로운 긴장국면이 시작되고 있다. 이를테면 미국이 달러화 약세를 통해 환율 갈등을 증폭시킨다는 것이다. 6000억달러 규모의 양적완화에 핏대를 세우는 셈이다. 양적완화(量的緩和)란 금리를 더 이상 내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경기부양을 도모코자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 시중에 푸는 조치다.
당장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대통령이 “환율문제와 싸우기 위해 서울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과 중국사이의 환율전쟁(Currency War)이 브라질의 수출을 위협하고 있는 만큼 대응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측 실무교섭대표인 추이텐카이(崔天凱)외교부 부부장도 “미국은 국제거래를 주도하는 기축통화(基軸通貨)의 발행국가로서 책임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비판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재무장관은 “미국의 조치는 세계적으로 문제를 유발하리라고 본다“면서 이번조치를 비판적 방식으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물론 연이은 반발이 자국통화의 환율을 방어하려는 심산에서 나온 고도로 계산된 구두(口頭)개입이란 분석도 있지만 일본은 당장 다급해졌다. 일본은 이튿날인 5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금융자산 매입기금 5조엔을 동원, 국채를 매입했다. 엔화공급을 늘려 엔화가치를 떨어뜨리기로 결정한 것이다. 미국달러화 약세에 맞서 같은 양적완화 조치를 취했다. 미국의 환율변동에 취약한 멕시코는 물론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싱가포르 같은 신흥개발국가들도 위협요인이라고 항변하고 나섰다.
G20 정상회의 11일 개막을 불과 3일 앞둔 시점에서 경상수지 가이드라인, 미국과 일본의 양적완화, 환율문제를 놓고 선진국과 신흥개발국, 경상수지 흑자국과 적자국간에 주판알 튕기기가 숨가쁘게 이루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예컨대 똑같은 적자국이지만 신흥개발국으로 분류되는 브라질과 멕시코는 미국의 양적조치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엔 찬성이지만, 미국 달러화 가치를 내리는 방향으로 나가선 안된다는 입장이다. 미국 달러화 약세→>자국통화절상→달러화 자국시장유입→주식과 부동산시장거품이란 악순환을 우려하는 것이다. 이들 국가가 토빈세(금융거래세)를 포함한 외국자본 유출입통제에 적극적인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G20 정상회의 성패는 양적완화를 발표한 미국과 이에 맞불을 놓는 일본, 그리고 무역전쟁의 진원지인 중국이 어떠한 스탠스를 보이는 지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4일 금리동결을 선언한 영국과 프랑스는 일단 관망세다. 물론 지구촌 외교의 특성상 막판 벼랑끝 타결도 가능하다. 세계경제의 회복과 신뢰제고가 그 어느때보다 시급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명박 대통령이 오는 11일 예정에 없던 룰라 브라질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것도 ‘D-3'의 긴박성을 반증한다. G20 정상회의의 한국 리더십이 이제 막판 시험대에 올라선 형국이다. 오는 10일 러시아와 호주,11일 미국과 중국,독일,영국은 물론 12일 프랑스로 이어지는 정상회담에서 이명박대통령의 외교력이 빛을 발하게 될지 60억 지구촌 가족의 눈과 귀가 서울로 쏠리고 있다.
◇ G20 탄생과 과제는
G20 정상회의 공식멤버는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한국,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아르헨티나, 브라질, 멕시코, 러시아, 터키,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19개국 정상에 유럽연합(EU)대표를 포함, 20개 정상이다. 여기에 IMF(국제통화기금)와 세계은행(WB)총재, 유엔사무총장, WTO(세계무역기구)대표가 참석한다. 옵서버로는 아프리카연합 의장국인 말라위와 에티오피아, 베트남, 싱가포르에다가 앞선 4차례 G20 정상회의에 모두 초청된 스페인이 참석한다. 의장국인 한국은 의제를 설정하고 옵서버를 초청할 수 있다.
G20 정상회의는 2008년 초유의 글로벌금융위기로 미국 주도의 국제금융질서가 무너지자 글로벌 경제 붕괴의 안전판으로 탄생했다. 지난 2008년 11월 조지 부시 당시 미국대통령이 워싱턴에 G20 정상들을 급거 불러모은 이래, 2009년 4월 런던, 9월 피츠버그에서 G20 정상회의가 열렸다. 올해에는 6월에 캐나다에서 개최돼 오는 11, 12일 서울에서는 제5차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셈이다.
5차회의가 아시아권인 한국에서 열리는 것은 19, 20세기에 걸쳐 세계금융시장의 모델과 규칙개정을 주도해온 미국과 유럽의 영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G20 정상회의는 G7(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일본,캐나다)의 확대가 아니라 G7을 대체하는 것이다. 그런만큼 ‘G7+13’은 더더욱 아니다.
G20 정상회의의 단초는 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총재회의. 1999년 아시아금융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열렸다. 9년만에 국가정상회의로 격상된 셈이다.세계인구의 3분의2, 세계전체 총생산의 90%, 전체무역량의 80%(EU 역내교역 포함)를 차지하는 ‘지구촌 총수회의’라고 불릴 만 하다.
당초 G7은 세계경제를 주도해온 선진 6개국(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일본)재무장관회의에 1976년 캐나다가 초청돼 탄생했다. 재무장관회의가 국가정상회의로 이어졌다. 여기에 러시아가 개최국이나 의장국이 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들어와 G8 정상회담으로까지 발전했다. 한때는 영국과 프랑스가 중국과 인도, 브라질,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옵서버로 초청하면서 G8+5, 즉 G13이 등장하기도 했다. 아무튼 경제분야에서는 G7이나 G8, G13의 시대가 저물고 G20시대가 열린 셈이다.
<人文自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