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탕쿠르 "FARC는 마약밀매·테러 조직"

2010-11-04 22:04

콜롬비아의 전직 상원의원이자 대통령 후보였던 잉그리드 베탕쿠르가 좌익 게릴라 조직인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에 대해 강도 높은 비난을 퍼부었다고 브라질 언론이 4일 보도했다.

자신의 회고록 출판 기념행사 참석을 위해 브라질 상파울루 시를 방문 중인 베탕쿠르는 전날 "FARC는 마약밀매와 납치를 일삼는 테러조직이자 범죄조직"이라고 주장했다.

베탕쿠르는 6년에 걸친 인질생활을 되돌아보면서 "FARC 지도부는 마약밀매를 통해 얻은 재산과 자신들이 가진 권력을 지키는 데 만족하고 있었으며, 그들에게서 정치적 이념이나 정치에 대한 관심을 찾아볼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베탕쿠르는 이어 "FARC는 마약 거래를 합리화하기 위해 이데올로기를 이용하고 있으며, 정치적 목적을 위해 무장투쟁을 벌인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면서 '남미의 혁명 아이콘' 체 게바라를 들어 "게바라가 FARC의 마약밀매와 납치 행위를 인정할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베탕쿠르는 특히 브라질 정부에 대해 FARC를 테러조직으로 규정할 것을 촉구하면서 "민주주의 국가는 테러조직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브라질 정부는 미국과 유럽연합(EU), 콜롬비아 등과는 달리 FARC를 테러조직으로 규정하지 않고 있으며, FARC에 대해 무장투쟁 노선을 버리고 인질들을 모두 석방한 뒤 콜롬비아 정부와 평화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한편 정치세력으로 변신해 선거에 참여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한편 콜롬비아와 프랑스 이중국적자인 베탕쿠르는 지난 2002년 대선 유세 도중 미군 도급업자 등 14명과 함께 FARC에 납치됐다가 6년 만인 2008년 7월 2일 정부군에 의해 극적으로 구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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