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현탁의 유통인사이드]유통기업 매출몸집은 커지고 있지만...

2010-11-02 10:40

(아주경제 진현탁 기자) 유통기업들이 거대화되고 있다.

‘유통 공룡’ 롯데쇼핑과 신세계는 매출 10조원대를 넘어선지 이미 오래다.

롯데쇼핑의 경우 올해 13조원대 매출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고 신세계는 11조원 매출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들 양 기업은 올해엔 영업이익 ‘1조클럽’ 가입도 확실시되고 있다.


9월말 현재 롯데쇼핑의  누계 영업이익은 8317억원, 신세계는 7553억원에 달한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런 추세라면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 돌파라는 기록을 세울 것으로 내다봤다.

점포 거대화도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이 업계 최초로 매출 2조원 시대를 향해 순항을 거듭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역시 올 3분기까지 누적매출 8400억원을 기록해 ‘1조 클럽’ 가입을 사실상 예약해 놓은 상태다.

식품업체들의 ‘1조클럽’ 가입도 러시를 이루고 있다.

업계에선 ‘식품업계 1조원 매출은 반도체업체 100조원과 같다’고 비유할 만큼 쉽지 않다.

지난해 기준으로 매출 1조원 돌파 식품 기업은 11개 회사. 지난 2005년 CJ제일제당, 농심, 대상, 롯데칠성음료, 롯데제과 등 5개사에 불과하던 것에 비하면 괄목할만한 규모다.

‘1조 클럽’ 식품기업은 CJ제일제당(3조8387억원), 농심(1조8456억원), 삼양사(1조4959억원), 오뚜기(1조3639억원), 동서식품(1조3208억원), 롯데제과(1조3168억원), 롯데칠성음료(1조2217억원), 대한제당(1조1115억원), 한국야쿠르트(1조814억원), 대상(1조90억원), 남양유업(1조89억원) 등이다.

올해엔 이보다 3∼4개사가 추가될 것이란 예상이다.

이처럼 매출 등을 통한 기업의 몸집은 늘고 있지만 글로벌화는 여전히 답보 상태로 남아 있다.

각 기업들이 글로벌화 모토로 한 경영행보에 잇따라 나서고 있지만 구호에 그치고 있을 뿐 성과가 가시화된 업체는 손을 꼽을 정도다.

고작 농심의 ‘신라면’ 오리온의 ‘초코파이’ 정도가 중국 등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을 뿐이다.

신세계(이마트)와 롯데쇼핑(롯데마트)이 중국 쪽 매출 자료를 공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진출 이후 줄곧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수년전부터 온갖 공을 들여 중국 할인점 공략에 열의를 보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국내시장의 경우 일부 시장 전반에 한계상황이 도달하지 않았겠느냐는 지적이 상존하고 있는 만큼 이제 기업들의 시야도 해외 쪽으로 돌려야 할 시점이다.

여타 업종에 비해 글로벌화 작업이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젠 구호로 그쳐선 안 된다.

확실한 비전과 함께 이를 토대로 해 비용을 과감히 쏟아 부어 해외 시장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았으면 한다. 무엇보다 글로벌화를 위한 경영진의 과감한 결단력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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