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베트남 원전 수주..한국 방식으로 성공

2010-11-01 17:55

(아주경제 김민지 기자) 일본이 한국과 프랑스 등의 경쟁자를 제치고 베트남 원자력발전소 2기를 수주했다.

요미우리신문은 1일 "일본은 지금까지 신흥국 원자력발전소 수주 경쟁에서 잇따라 패했으나 이번엔 집중적인 수주활동을 전개한 것이 주효했다"고 전했다.

작년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발전소 수주에서 한국에 패한뒤 총리를 축으로 거국적인 수주 체제를 가동해온 일본은 '쾌거'라고 열광했다.

한국이 이명박 대통령의 정상 세일즈를 앞세워 민관 한 몸으로 아랍에미리트의 원자력발전소를 수주하는 것을 지켜본 일본이 같은 방식을 베트남 원전 수주에 적용한 것이다.

산케이신문도 "작년 아랍에미리트 원발 수주전에서 한국에 패한 일본이 이번엔 '배수의 진'을 치고 수주활동을 전개했다"고 보도했다.

NHK방송은 "이번 사업은 한국과 프랑스 등도 수주전에 나섰으나 일본이 공동회사를 만들어 협력하고 정부는 베트남과 원자력 협정 체결에 실질적으로 합의하는 등 공조체제로 수주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일본 정부는 아랍에미리트 수주전에서 패한 것은 정부 차원의 지원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반성에서 '국제원자력개발'을 설립해 베트남의 모든 요구사항에 즉시 대응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5월 연휴때 당시 국가전략담당상이었던 센고쿠 요시토 현 관방장관과 당시 국토교통상이었던 마에하라 세이지 현 외무상, 나오시마 마사유키 당시 경제산업상 등이 기업체 대표를 대동하고 베트남으로 날아가 공산당 간부들을 설득했다.

간 나오토 총리는 직접 협상 상황을 챙기면서 협상단을 독려했고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도 힘을 보탰다.

일본 재계는 베트남 원전 수주를 경제대국의 재발진을 위한 일본 인프라 수출의 기폭제라며 환영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일본이 수주에 성공하기 위해 '출혈'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베트남은 원전 건설 뿐만 아니라 폐기물 처리 등까지 일본에 협력을 요청하고 있어 경제적 부담 증대의 우려가 가시지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원전 수주를 조건으로 베트남에 790억엔의 신규 엔 차관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는 양국간 1년치 엔 차관에 해당한다. 이 외에 향후 발전소 보수와 개선, 폐기물처리 등에도 광범위하게 협력하기로 했다.

일본은 100만㎾급 원전 1기당 3천억엔 안팎의 수주대금을 기대하고 있으나 이후 기업의 부담이 어느 정도까지 늘어날지는 알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