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최우선 과제로…신흥·선진국 중재자 자임
세계꼉제 좌우할 합의 이끌어낼 막중한 임무 해내야
G20 계기로 '코리아 이니셔티브' 강력한 의지 표명
(아주경제 김영욱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1일 서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논의할 4대 의제로 △환율문제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금융기구 개혁 △균형발전을 위한 개발 등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51차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 "앞으로 세계경제를 좌우할 의제들을 조정하고, 합의를 이끌어내는 막중한 임무가 우리에게 주어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지구촌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번영에 기여하는 역사적 소명을 수행하게 됐다"고도 강조했다.
특히 당초 의제에 없던 환율문제를 최우선 의제로 제시한 것은 G2(미국·중국)간 잠복한 갈등이 또 분출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지난 10월 23일 경주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에서 봉합의 계기를 마련한 데 이어 '‘G20이라는 다수의 힘으로 G2간 갈등을 제어한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 신흥국과 선진국 사이의 '중재자'를 자임했다.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이른바 '코리아 이니셔티브 (Korea Initiative)'로 지금까지의 노력을 꽃 피우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개발도상국의 구체적인 개발지원방식을 정하는 '개발의제'와 '글로벌 금융안정망(GFSN) 구축방안'에 대한 논의에서 세계 최빈국에서 선진국 문턱으로 짧은시간안에 진입한 우리나라의 경험을 바탕으로 신흥·개도국 간의 가교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G20준비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서울 정상회의에서 개발의제와 금융안전망 구축이 일단락되면 G20이라는 시스템에서 개도국과 선진국이 상생 할 수 있는 토대가 다져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서울 정상회의에서는 개도국에 대한 지원방식을 상세히 정해 G20 차원에서 개발을 위한 '다년간 행동계획' 을 마련하는 개발 의제를 논의한다.
이 의제는 개도국의 개발원조 방식을 기존의 자금지원 일변도에서 벗어나 개도국의 자체 성장역량을 강화하는 방안에 초점이 맞춰졌다.
지난달 경주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참가국 장관들은 "2015년까지 (유엔의) 새천년개발목표(MDGs)를 달성할 것을 약속하고 공적개발원조(ODA) 등을 통해 이를 위한 우리의 노력을 재강화할 것"이라고 선언해 개발 의제의 당위성을 재확인했다.
정부는 G20 회원국들로부터 인프라, 무역, 인적자원개발, 지식공유사업(KSP) 등 개발 의제와 관련한 계획안을 제출받아 이를 10여 개 항목으로 압축, '다년간 행동계획' 을 확정한 뒤 이를 서울 정상회의에 제출해 G20의 승인을 받을 계획이다.
역시 난제로 꼽히는 IMF 개혁과 관련, 이 대통령은 "그동안 IMF는 선진국 중심으로 운영돼 왔지만 이제 대한민국,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국 위상이 높아졌기 때문에 각 나라의 실력과 규모에 맞게 발언권이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흥국으로의 IMF 지분 6% 이전은 유럽 일부 국가가 반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 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했을 경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 중 19위로 낮은 한국의 국가 브랜드 순위를 끌어올리는 역할도 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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