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대통령 쿠릴열도 방문..日·러 외교 냉각

2010-11-01 11:05

(아주경제 김민지 기자)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1일 아침 일본과 영토분쟁을 겪는 쿠릴열도(일본의 '북방영토')를 방문했다.

1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날 아침 쿠릴열도를 관할하는 사할린주의 주도인 유즈노사할린스크의 공항에 도착한뒤 소형기로 갈아타고 쿠릴열도 가운데 하나인 구나시리(러시아명 '쿠나시르')를 방문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정부는 그 동안 일본 정부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쿠릴열도 구나시리 방문을 위한 준비를 진행해왔다.

러시아 대통령의 쿠릴열도 방문은 구 소련시대를 포함해 러시아의 국가원수로는 처음이다.

교도통신은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이달 중순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기에 앞서 일본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북방영토'를 방문함으로써 일본과 러시아의 외교관계 냉각이 불가피해졌다고 전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지난 9월 하순 쿠릴열도를 가까운 시일내 반드시 방문하겠다고 말했고 이에대해 일본의 마에하라 세이지 외무상은 '외교관계에 중대한 지장이 초래된다'며 방문을 보류할 것을 요구했다.

일본의 간 나오토 총리는 이날 오전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북방영토가) 우리의 고유 영토라는 입장은 일관된 것으로 그 지역에 (러시아) 대통령이 왔다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것이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마에하라 세이지 외무상은 주일 러시아 대사에게 '유감과 함께 강력한 우려'를 표시하고 "(일본 국민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것이다"고 경고했다.

홋카이도 북서쪽의 에토로후, 구나시리, 시코탄, 하보마이 등 4개 섬을 일컫는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는 2차대전 종전 이후 전승국인 러시아가 실효지배하고 있으나 일본은 역사적으로 자국영토였다며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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