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알리바바, 금융계의 거물되나
(아주경제 강소영 기자)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그룹 알리바바(阿里巴巴)의 은행업 진출 '소문'이 중국 금융계를 긴장케 하고 있다.
중국 경제관찰망(經濟觀察網)은 '알리바바 은행' 설립이 임박했다며, 은행 설립이 현실화 되면 알리바바 그룹이 중국 금융계의 판도를 다시 짜게 될 것이라고 30일 보도했다.
현재 알리바바 그룹은 이 소식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알리바바 그룹의 은행업 진출 시도의 증거는 여러 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최근 인터넷에 올라온 소식에 따르면 알리바바 그룹이 투자한 저장성(浙江省) 알리바바 상업은행은 중국 런민은행(人民銀行)과 은행감독회의 인가를 획득한 상태다.
이 은행은 알리바바 그룹과 저장성 인민정부가 공동 출자해 설립하고, 알리바바닷컴의 창업자인 마윈(馬雲)이 이사장에, 전임 자오상은행(招商銀行) 신용카드부문 사장 중지웨이(仲躋偉)가 사장에 취임할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알리바바 그룹은 이 소식을 부인했지만, 저장성 은행감독국 관련 인사는 이를 부인하지 않음으로써 이 소식이 일부 사실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소식과 달리, 알리바바 은행이 관련 당국의 정식 허가를 얻지는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알리바바 그룹은 알리바바뱅크 닷컴(alibababank.com)과 알리바바뱅크 차이나(alibababank.cn) 등의 도메인 등록을 이미 마친 상태다. 알리바바 그룹은 필요시 언제라도 이 도메인을 사용할 수 있다.
알리바바 은행의 설립 방식에도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알리바바는 현재 소액대출회사를 운영 중에 있지만, 이 것과는 별도로 새로운 은행 설립을 연구 중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은행설립법은 자본금 10억 위안(약 한화 1700억 원)이상 확보 등 은행 설립에 비교적 까다로운 조건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는 알리바바 그룹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단지 금융당국의 인가 시점이 은행 설립 성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시장은 판단하고 있다.
일단 알리바바 은행이 설립되면 사업은 '승승장구'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사업을 통해 이미 많은 잠재 고객을 확보했고, 지불대행 서비스 등을 통해 금융서비스의 인프라를 잘 갖추고 있기 때문.
최근 런민은행은 비금융회사의 지불대행 서비스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비금융기구 지불서비스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이 규정에 따르면 알리바바 산하의 전자 지불대행 서비스 회사인 ‘즈푸바오(支付寶)’는 앞으로 ‘지불업무허가증’을 획득해야 합법적 운영이 가능해 진다.
알리바바의 은행이 설립되면 즈푸바오의 관련 허가 획득은 훨씬 용이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알리바바 은행은 즈푸바오의 결제은행의 역할로 시작해 은행업은 물론 신용카드 시장에도 보다 쉽게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알리바바가 즈푸바오를 발판 삼아 은행업과 신용카드 시장에 ‘연착륙’ 할 경우 중국 금융계는 일대 지각 변동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이다.
알리바바는 기업간 거래(B2B) 플랫폼으로 지난 10년 간 수많은 중소기업고객을 확보해 놓고 있다. 일반 상업은행에서 대출이 어려운 중소기업에게 알리바바 은행의 탄생은 ‘희소식’이 될 수 밖에 없다.
즉, 알리바바 은행은 이미 확보한 중소기업고객 정보를 통해 이들을 집중 공략할 경우 기존의 상업은행보다 성장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자 ‘우려’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알리바바 은행의 설립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 이센룽(易憲容) 연구원은 “민간자본이 출자한 은행 설립이 인가를 받은 사례가 없다”면서 “도시의 상업은행과 농촌신용기금 등의 구조조정에 따라 은행의 수가 늘고 있는 추세에 있기 때문에 민간 은행의 설립은 쉽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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